알레르기일반
왜 햇빛만 쬐면 가려울까… 약물로 인한 '알레르기'일 수도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7/10 05:00
혈당강하제·이뇨제 등이 유발… 복용 멈추고 전문의 상담을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는 "평소에는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약물이 자외선과 상호작용하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항정신성약, 항생제, 이뇨제를 복용하는 환자 중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질환은 '광독성'과 '광알레르기성' 반응으로 나뉜다. 광독성 반응은 흔히 '일광화상'이라 부르는데, 햇빛 노출 후 즉시 붉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약물 등 알레르기 물질에 의한 면역반응인 광알레르기성 반응은 햇빛 노출 24~48시간 후에 가려움증과 습진 같은 증상이 생긴다. 약물을 먹으면 몸속 소화효소 등에 의해 분해·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성분이 빛에 민감한 성분으로 변한 다음, 피부 속에 머무른다. 이후 햇빛을 받으면 자외선을 흡수해 염증 물질을 만들고, 가려움증, 홍반 등 알레르기성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약물로 인해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다면 일단 약 복용을 멈춰야 한다. 이후 어떤 약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전문의에게 상담하고 약물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혈당강하제(톨부타마이드 외), 이뇨제(클로로시아진 외), 심장약(퀴니딘), 항생제(피히오놀 외) 등 350여 종이 있다.
약물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자외선이 강한 오후 시간대를 피하고, 모자·긴 소매 옷 등으로 피부를 가려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손경희 교수는 "광알레르기성 반응은 자외선A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다. 손 교수는 "체온이 오르면 면역반응이 심해지므로, 몸을 시원하게 만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