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종양연구회, ASCO에 ‘올라파립’ 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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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부회장

난소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의 70%가 3기, 4기에 발견이 된다. 늦게 발견되다 보니 암이 진행돼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 된다. 난소암 환자의 85%가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 난소암.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1999~2017년 18년간 난소암은 매년 1.7%씩 증가했다. 난소암 분야의 국내 전문가 김재훈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부회장(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교수)을 만났다. 대한부인종양연구회는 난소암을 포함한 부인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 30여 개의 임상시험 그룹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난소암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난소암은 선진국형 암의 범주에 들어간다. 병원의 문턱이 낮아져 검진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자기 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암을 발견하는 빈도가 늘었다.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이 서구식으로 변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난소암은 조기진단이 잘 안 된다고 알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난소암은 조기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실제 병원에서는 난소암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 즉 가족력이 있거나 난소 종양이 있는 경우에 한해 ‘CA125’, ‘ROMA’ 같은 혈액종양표지자나 초음파 검사를 한다. 부분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난소암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 검사법은 없다. 난소암은 조기진단이 어려운 것이 치료가 까다로운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증상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다’고 보통 이야기를 하는데, 후향적으로 연구를 해 보면 환자들에게 증상은 있었지만 애매한 경우가 많다. 가끔 설사를 하고 배가 아픈 정도인데, 보통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은 다 있지 않나. 그렇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데다, 난소암은 한 번 발암(Carcinogenic) 과정이 시작되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난소암이 시작되고 6~8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3기로 접어드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이유로 난소암 발견 당시 환자의 약 70% 이상이 3~4기이다.

-난소암 진단을 받으면 어떤 치료를 진행해야 하나?

병기와 상관 없이 난소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과 항암치료다. 난소암은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 결과를 봐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1기라도 수술로 끝나지 않고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를 병행 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수술 도중 종양이 터진다거나 종양이 이미 난소의 표면까지 가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2기 이상에서는 거의 대다수가 수술과 항암치료를 같이 한다. 4기의 경우는 항암치료를 먼저 하고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암의 병기를 낮춰 수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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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부회장

-난소암 수술 원칙은?

난소암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수술 원칙은 암에 해당하는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는(종양감축술, Debulking) 것이다. 눈으로 암이 어디에 퍼져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면서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복강경이아닌 대부분 개복 수술을 한다. 수술 의사가 눈으로 봐서 남은 것이 하나도 없게 암을 절제 해야 수술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는데, 이를 R0(Residual zero)라 한다. 그러나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암세포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추가로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수술은 R0를 목적으로 하고, 대부분 항암치료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난소암에 쓰는 항암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난소암 항암치료에 수 십 년째 표준적으로 쓰는 약은 카보플라틴(carboplatin)과 탁솔이라고 알려져 있는 파클리탁셀(paclitaxel) 등이다. 1차 치료에는 거의 100% 이 약들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 치료제들을 쓴 후 보조적으로 표적치료제 중 아바스틴(Avastin),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PARP inhibitor(PARP 저해제) 계통의 올라파립(Olaparib, 약품명=린파자)이나 니라파립(Niraparib, 약품명=제줄라) 약제를 쓰고 있다.

-난소암 약제 개발이 활발하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난소암 치료제 관련 연구를 발표했는데, 어떤 연구였나

난소암 치료에 있어 환자들에게 좀 더 좋은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약제의 개발과 효과 평가를 위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8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올라파립의 3상 임상인, SOLO-1 연구의 경우 BRCA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후에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 등 화학항암치료를 한 후 유지요법(1차)으로 올라파립을 사용했더니, 위약에 비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 연구는 암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인 ‘5년 생존율’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5년 생존율을 밝힌 연구가 나왔다.

2020 미국임상종양학회 (ASCO)에서 발표된 SOLO-2 연구가 그것이다. BRCA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재발한 난소암 환자(치료가 끝난 후 6개월이 지난 후에 재발이 된,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를 대상으로 올라파립을 투여한 올라파립군과 위약군을 비교한 결과, 올라파립군이 위약군에 비해 생존 기간이 12.9개월 길었다. 5년차 생존율을 분석했을 때 올라파립군은 42.1%의 환자가 생존했으며 위약군은 33.2%만 생존했다. 난소암 역사에서 5년 전체 생존율을 발표한 연구가 드물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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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부회장

-난소암 환자 대다수가 BRCA유전자 변이가 있나?

대다수는 아니고, 우리나라 난소암 환자의 20% 정도가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다. 그렇지만 BRCA 변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20% 정도고, BRCA 유전자가 예를 들어 태양이라고 하면 태양 주위에 위성이 있듯 BRCA 유전자와 관계된 다른 유전자들이 있다. 그런 유전자들까지 모두 합치면 최대 50% 정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고, 지금 단계에서는 BRCA 유전자를 검사하고 BRCA와 관계되는 다른 유전자들을 체크해 개인 맞춤치료를 위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환자들은 난소암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상황에 따라 경구용 피임약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피임약을 먹으면 배란이 잘 안 되고, 난소를 쉬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난소암 발생률를 조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 조기발견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는 다든지, 혈액종양표지자 검사를 자주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검사들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출산을 마친 여성의 경우 예방적으로 난소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