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의 청력 회복 사연 담은 자전 다큐 ‘들리나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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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 김창옥씨(사진)의 부친의 청력 회복 사연 담은 자전 다큐 ‘들리나요’가 개봉했다./사진=코클리어코리아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이가, 과거 수십 년의 불통(不通)을 견뎌냈다는 얘기는 어느 정도 동화적이다. 스타 강사 김창옥 씨(47)가 그랬다. 김창옥 강사의 팔순 노부(老父)는 열 살 전후, 심한 중이염 끝에 청력을 잃었다. 노모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 다큐 영화 ‘들리나요’ 개봉 직전 서울의 한 극장에서, 김창옥 강사가 전해준 사연이다. 김창옥 강사의 자전(自傳) 영화다.

불통과 침묵을 견뎌야 했던 청소년기

누구에게든, 어떤 경우든 불통은 좌절이다. 청소년기의 방황을 떠올리고, 번민을 확인하려 질문했지만, 김창옥 강사는 다른 대답을 했다.

“청소년기엔 차라리 편하기도 했죠. 아주 중요한 일 아니면 간섭을 하지 않으셨으니까요. 나이 들면서 서서히, 아주 서서히 공허해져갔던 거 같아요. 긴 세월 동안 정서적인 교감이 없었으니까요. 아버지의 진심을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김창옥 강사의 답변은, 질문자의 상투적인 추론을 벗어난다. 개인적인 상황을 늘 솔직하고 내밀하게 반추하는 듯했고, 자기만의 반성을 스스럼도 가감도 없이 툭, 던져내는 느낌이랄까. 성악 전공자로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문적 공부도 없이 스타 ‘소통 강사’로 환영받는 이유이겠다 싶었다.

김 씨 부친, 올 초 인공와우 수술로 청력 회복

영화 ‘들리나요’의 한 축이 김 씨 아버지가 청력을 회복한 사연이다. 김창옥 강사의 부친은 올 초 청력을 되찾았다. 70년 넘게 듣지 못했던 소리를 귀로 받아들이고 느끼게 된 것이다. 귓속에 인공 달팽이관(인공와우)를 심었다. 난청 치료의 정석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김창옥 강사는 인공와우에 대한 정보를 접한 뒤 바로, 아버지에게 수술 의사를 물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막내가 해주면 해보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어린아이처럼 웃었다. 집안의 막내인 김창옥 강사가 살면서 몇 번 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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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나요' 포스터

수술 후, 김 강사의 아버지는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김 씨의 부친이 오랜 세월의 불통을 통해 잃은 건 소리뿐만 아니었다.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선 추가로 언어재활을 받아야 했다.

“언어재활은 안 받으시겠다고 하네요. 아버지 뜻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다시 소리를 듣게 된 것만으로 너무 행복해 하십니다. 부모님 두 분 다 나이 많으신데, 급격한 변화가 괜한 불화를 새롭게 만들어내지 않을까 걱정하셨나봐요. 다른 분들이 들으면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전 두 분 뜻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주 오가며 ‘소통 전문가’ 이후의 삶 준비

소리만 되찾고, 언어는 여전히 멀리하기로 한 김 씨의 부친은 고향인 제주도로 다시 내려가 평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창옥 강사도 제주도에 거처를 마련해 한 달이면 일주일을 그곳에서 보낸다. 옹기도 굽고 하면서 ‘소통 강사’ 이후의 삶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너무 말을 많이 하며 살아온 것 같다”며 웃었다. 침묵의 고귀함을 얘기했고, 숨을 참는 일의 숭고함을 강조했다.

얘기를 나눠보니 그는 ‘소통’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서 소통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소통의 진짜 고수인 걸까. 그에겐 청소년기 불통의 경험과 중년 이후 소통의 삶이 한데 뒤섞여 있고, 그 뒤섞임을 통해 소통·불통의 경계는 의미를 잃었다.

영화 ‘들리나요’는 지난 10일 전국의 극장에서 개봉했다. 러닝타임 80분, 전체관람가.



이지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