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약에 약효·편의성 더 높여
◇바이오시밀러보다 '나은' 바이오베터
바이오시밀러보다 '더 낫다'는 의미의 바이오베터는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을 개량해 약효, 복용편의성을 높인 '업그레이드판'이다. 효과 자체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투약 횟수를 줄이거나,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바꿔 편리함을 높이는 식이다. 바이오베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특허와 약값 두 가지다.
기존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돼야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베터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특허 문제에서 자유롭다. 독자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특허가 인정되고,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기 전에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또 약값도 비싸게 받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비슷하기 때문에 약값이 70% 정도로 책정된다. 하지만 바이오베터는 효능과 반감기를 개선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2~3배 비싸게 팔리기도 한다.
◇국내 제약사, 바이오베터 개발 각축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시장가치가 높은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완성품을 내놓은 회사는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개량해 '램시마SC'를 출시했다. 정맥 주사해야 했던 램시마를 피부에 직접 놓는 주사 형태로 바꿔 환자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다.
한미약품에서는 약물 지속 기간을 늘려 투약 횟수를 줄이는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 총 10여 종의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다. 또 일동제약은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IDB0062'를 개발하고 있다. 주사제 제형을 안약(점안제)으로 바꿔 편의성을 높였다. 한독·제넥신은 공동으로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GX-H9은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기존 제품을 개량해, 1~2주에 1회만 맞도록 개발 중인 신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