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을 알 수 없이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가리키며, 염증이 위장관의 고유 기능을 저해하고 합병증을 동반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크론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설사, 복부 통증, 체중 감소 등을 들 수 있고, 궤양성 대장염은 혈액이나 점액이 섞인 대변과 복부 불편감 등을 들 수 있다. 크론병 증상인 복통·설사는 일시적인 배탈·장염 등에서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고, 궤양성 대장염 증상인 혈변 역시 정도가 가벼우면 치질 등으로 오인할 수 있다.
이처럼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 정도와 병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서 다른 장 관련 질환으로 오인되기가 쉽고, 조기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대한장연구학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7.3%의 환자가 증상 시작부터 진단에 이르기까지 1년 이상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진단이 늦어지면 정작 진단 후에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며 장관 변성이 심해지면서 협착, 누공, 농양, 천공, 종양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 또한 수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한편, 염증성 장질환은 장뿐만 아니라 눈, 피부, 관절, 구강, 간, 췌담도 등 전신의 다른 장기에 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모니터링해야 이러한 합병증 및 동반 염증 질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치료 시에는 일반적으로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저분자물질제제 등을 환자 및 질환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한다. 이 중 생물학적제제는 장 점막 치유에 효과가 높아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조기 진단이 쉽지 않고 유병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과 장관 외 장기의 염증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염증 조절이 필요한 만성질환이므로 체계적인 진단 및 치료 여건을 갖춘 전문 클리닉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전문 클리닉들은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임상과와의 협진 및 주기적 모니터링에 기반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