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W'형 확산… 올 여름, 2차 코로나19 유행 오나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29 09:13
[고개 드는 '여름 대유행' 예측]
5월 10일 이후 확진자 수 요동
'인구 집중' 수도권 중심이라 위기
경각심 갖고 개인·집단 위생 관리
최근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9명이라고 발표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명을 넘은 건 지난 4월 5일(81명) 이후 처음이다. 앞서 27일 신규 확진자는 40명이었다. 4월 동안 신규 확진자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5월 10일을 기점으로 다시 신규 확진자 수가 요동치고 있다. 확진자 그래프〈표〉만 보면 'W'자 곡선을 그린다. 곡선만 보면 현재 상황에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고, 정도가 심하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는 "바이러스는 계절이 바뀌면 사라지는 경향이 있지만, 코로나19는 감염력이 뛰어나 이와 상관없다"며 "이번 수도권 확진자 증가 추이를 봤을 때, 국민·정부가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면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수 증가·의료진 부족 전초 단계
대유행 시작은 어떤 조건으로 판단할까? 전문가들은 ▲R0값(재생산지수) 증가 ▲서로 떨어진 지역의 동시다발적 유행 ▲의료진 부족 상황이 2차 대유행 전초 단계라고 설명한다. 염호기 교수는 "감염병 전파력을 판단하는 지수가 'R0'"라며 "R0값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전파력·대유행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R0값은 1명의 환자가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나타낸다. R0값이 2이면, 1명의 환자가 2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이태원 클럽 사태 전 국내 R0값은 0.58이었지만, 사태 후에는 2.58로 증가한 상태다. 또한, 다양한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나와도 대유행 초기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진이 부족할 정도로 감염자가 많아지면 본격적인 대유행 단계 시작으로 본다. 김우주 교수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방역 체계가 따라갈 수 없다"며 "확진을 받고도 의료진·병실이 부족해 입원을 못 할 정도면 대유행 시작"이라고 말했다.
◇경각심 누그러뜨리는 게 가장 위험
2차 대유행을 최소화하거나, 비껴가려면 개인 방역과 집단 방역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국민과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용히 지나갈 수도, 대유행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김우주 교수는 "긴장을 풀지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백신 개발이 요원해,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개인은 ▲올바른 마스크 착용 ▲손위생 지키기 ▲의심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자가격리의 3가지를 지키면 된다. 염호기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상태지만, 장소에 따라 필요한 곳이 있다"며 "현장에 맞는 유연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