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톡톡’ 명의의 질환 이야기
뇌졸중 명의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이형중 교수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이다(단일질환 기준).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함께 일컫는다. 발생 후 20~30%는 사망하고 약 30%는 후유증으로 마비 증상이 생기는데, 대처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아 평소 뇌졸중에 대해 제대로 알아둬야 유리하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뇌졸중은 ‘만사를 제쳐 두고’ 병원을 찾아야 하는 중요 질환이다. 뇌졸중 명의로 알려진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이형중 교수에게, 뇌졸중에 대해 물었다.
Q. 코로나19 사태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뇌졸중은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하는 질환이라고 들었습니다.
A.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뇌졸중이거나, 뇌졸중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반드시, 빨리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19는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이라 기저질환이거나 고령증이 아니라면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Self-limited course, 자연치유과정이라고 합니다. 뇌졸중은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며,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현재 코로나 감염에 대비해 뇌졸중 환자의 약물처지, 시술, 수술 등에 대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니, 코로나19 때문에 치료를 지체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두 질환이 모두 있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대한뇌졸중학회는 의료진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진료를 어떻게 하는지, 지침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Q. 잘 알려진 뇌졸중 의심 증상은 언어장애나 마비가 있습니다. 이 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뇌졸중 증상이나, 전조 증상이 있을까요.
A. 뇌졸중은 침범 혈관에 따라 증상이 각양각색입니다. 경동맥 계통을 침범하면 갑자기 한 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감각이 평소보다 둔해지는 느낌, 말을 못하게 되거나 발음이 불분명해지는 장애 등이 생깁니다. 경추 사이를 지나는 척추동맥-기저동맥 계통을 침범하면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 보행 장애,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의식소실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이 한번 왔다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를 ‘미니 뇌졸중(일과성 허혈발작)’이라고 합니다. 증상이 사라지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하는데, 미니 뇌졸중이 반복되면 나중에 뇌졸중이 올 가능성이 큽니다.
Q. 뇌졸중이 오기 쉬운 사람이 따로 있나요?
A. 출혈성 뇌졸중인 자발성 뇌내출혈은 고혈압이 큰 위험인자입니다.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교감신경항진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임신중독증, 뇌정맥혈전증, 아밀로이드혈관병증, 뇌종양이 있어도 위험합니다. 부풀어오른 대뇌동맥이 파열되는 자발성 지주막하출혈은 아직 정확한 단일 위험인자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혈압 외에 과도한 흡연이나 가족력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허혈성 뇌졸중은 고혈압, 비만, 흡연,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방세동이 있거나 폐경 후 호르몬치료를 하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심방세동 등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게 뇌경색이 잘 발생합니다.
아래는 스스로 뇌졸중 고위험군인지 판단해볼 만 한 체크리스트입니다. 남성은 2점, 여성은 3점 이상이면 피를 묽게 만들어주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Q. 뇌졸중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고위험군 환자는 어떻게 하나요? 미리 뇌졸중이 생기기 직전임을 알거나, 예방할 순 없나요?
A. 정기 건강검진 외에 자신이 뇌졸중 고위험군이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최근 두통과 어지럼증 등이 자꾸 생긴다면 일반 검진 외에 뇌혈관과 뇌 상태를 평가하는 CTA, MRA 검사가 필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이상지질혈증, 말초혈관질환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약물복용 등 예방치료를 합니다.
Q. 뇌졸중 관련 치료법은 다양한데, 어떤 치료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이라면 큰 혈관이 막힌 게 아닌 이상 혈압조절과 혈액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항혈소판제를 복용합니다. 만약 큰 혈관이 막혔다면 빠른 개통을 위해 전신 혹은 뇌혈관 혈전을 녹이는 시술이 필요합니다. 막힌 부위나 시술 시작 지점, 혈전 모양 등에 따라 기계를 사용하는 혈전 흡입술, 약물을 사용하는 혈전용해술, 스텐트로 혈관을 넓히는 혈관성형술 등으로 해결합니다.
혈관이 터진 뇌출혈은 환자 상태나 출혈 정도, 뇌부종, 밀려난 정도(뇌허니아)에 따라 보존 치료와 수술 치료로 구분합니다. 보존 치료는 뇌압을 낮추는 주사치료, 기도확보 및 산소공급, 수액조절 등입니다. 수술은 두개골과 출혈 부위를 모두 제거하는 광범위한 감압술, 출혈 부위만 흡인하는 배액술, 뇌척수액을 배액하는 뇌실외배액술 등이 있습니다.
동맥류가 파열된 지주막하출혈이라면 재출혈을 막기 위한 신속한 수술이 필수입니다. 최근에는 대부분 얇은 도관을 뇌혈관에 넣어 파열된 동맥류를 막는 동맥류 코일색전술을 고려합니다. 다발성 동맥류가 있거나, 척추동맥-기저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했거나. 동맥류 부근 혈관이 이미 좁아진 경우 뇌를 직접 열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뇌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일색전술이 아닌 뇌를 직접 여는 방법은 동맥류 부위를 의료용 금속 재질의 클립으로 묶는 결찰술에 쓰입니다. 파열되지 않은 동맥류는 크기나 모양,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뇌혈관에 구조적 이상이 있어 뇌졸중이 생겼다면 뇌혈관 안쪽으로 의료용 아교를 넣어 통로를 차단하거나, 뇌 바깥 혈관과 뇌 안쪽 동맥을 연결시켜 부족한 뇌혈류를 개선하는 문합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Q. 과거에 비해 최근 뇌졸중 환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A. 이전에는 출혈성 뇌졸중 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무증상 동맥 협착, 폐쇄, 동맥류 환자가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사전에 건강검진을 시행하다보니 무증상 환자가 늘어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성인병 증가와 관련 있는 뇌경색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활동에 제한이 많이 생겼는데, 이 역시 뇌경색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Q.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뇌졸중은 여름에도 위험하다고 들었습니다.
A. 흔히 겨울에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우면 혈액 점도가 증가하면서 피가 걸쭉해져 허혈성 뇌졸중이 잘 생깁니다. 또한 외부는 덥고, 실내는 에어컨으로 추워 온도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실내외 온도차이는 교감신경 항진과 혈관 수축 문제를 일으켜 뇌졸중 위험을 높입니다.
Q. 이미 뇌졸중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A. 뇌졸중은 cure(완치)가 아닌 care(관리)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한 번 치료했다고 안심할 만 한 질환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부정맥, 말초혈관질환 치료는 물론 음주, 흡연은 금물입니다. 정기 건강검진은 필수인데, 이때 뇌와 뇌혈관 검사도 하길 권합니다.
이형중 교수는 ...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신경외과학 석박사를 마쳤다. 미국 피츠버그 의대에서 혈관내 수술센터 연수를 받았다.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혈관내수술학회,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대한신경손상학회, 미국신경외과학회 정회원이다. 미국신경외과 학회와 대한신경외과학회에서 다양한 수상 경험이 있다. 2014년에는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서 남천학술상을 수상했다. 뇌혈관질환 및 중환자 집중치료, 예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