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3시간 자고 나면 임플란트·신경 치료 끝… 시간·통증의 벽 허물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06 05:00
진화하는 치과 임플란트
에스플란트치과, 마취과 전문의 상주
2012년부터 800례 이상 마취 진행
당일 입퇴원하며 여러 개 임플란트 수술
3차원 장비로 정확도 높이고 손상 최소
◇마취 상태에서 임플란트·신경 치료 한번에
개인 사업을 하는 김모(59)씨는 잇몸에서 피가 나고 치아가 흔들렸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치과 방문을 미뤘다. 증상이 너무 심해 치과를 찾아 검사를 했더니, 만성치주염과 함께 심한 충치가 있었다. 김씨는 아래 앞니 4개를 포함해 총 9개의 치아를 빼고, 이 중 3개 치아는 신경 치료를 하기로 했다. 치료 범위가 넓어 마취 상태에서 한번에 치료를 끝내기로 했다. 치과보철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신경치료를 하는 치과보존과 전문의가 사전 협의를 거쳐 총 2시간 45분 동안의 치료 계획을 세웠다. 오전 9시부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마취 유도, 1시간에 걸친 신경 치료, 1시간 30분 동안 9개 치아 발치와 함께 7개는 임플란트(인공치근)를 심고 아래 앞니는 인공치아까지 얹는 '즉시기능 보철치료'를 했다. 수술이 끝난 뒤에는 회복실에서 진통제 등을 3시간 정도 투여받고 당일 퇴원했다.
김씨처럼 하루에 '대수술'이 가능한 이유는 치과에서 3~4시간 마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4시간 마취는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시행하는 '의식하 진정요법'은 30분 정도 밖에 마취가 안된다. 전신마취나 프로포폴을 이용한 수면마취를 해야 3~4시간의 마취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간 동안 환자는 여러 개의 임플란트 수술은 물론, 신경·치주·충치 치료를 한번에 받을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우리 병원은 2012년부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면서 800례 이상 협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마취통증의학과 협진 중요
마취를 진행하려면 치과병원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해야 하고, 호흡·맥박·혈압 등 생체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 외과적 치료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진료실, 당일 입퇴원을 위한 회복실(전담 간호사)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환자가 마취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인지 평가하는 것은 기본이다. 마취 전 일반 혈액검사, 심전도, 폐기능, 흉부엑스레이 등의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 단, 만70세 이상 고령자, 심혈관질환·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신마취가 어렵다.
◇3차원 스마트 기술로 정확도 높여
과거에는 치과 의사의 감(感)에 의존한 치료를 주로 했다. 최근에는 '3D 스마트 치과 기술'이 도입, 정교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일례로 임플란트 수술 시 '치아 본뜨기'는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3D구강스캐너'를 이용한다. 3D구강스캐너는 일종의 특수 카메라로, 입 속 치아를 찍으면 컴퓨터 프로그램에 연결돼 입체적으로 표현이 된다. 이를 3D프린터가 인식, 플라스틱으로 임시 치아를 만들어 낸다. 맞춤형 임시 치아는 1시간 이면 완성된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노현기 원장은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맞춤형 임시 치아를 올려 놓으면 일상적인 식사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공치근을 심을 때는 3D CT를 활용, 의료진이 인공치근을 잇몸의 어느 위치에 얼마나 깊이 심을지 미리 파악하고 모의 수술을 해본다. 그 후 실제 수술에서 사용할 가이드를 제작, 수술을 진행한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사전에 계획된 대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잇몸 속 신경과 혈관 손상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