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식품으로 병원균 전파

이미지
기온이 올라가면서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 위험이 높아졌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19가 국내 발생 사례가 ‘0’명을 기록하는 등 잠잠해지고 있지만, 기온이 높아지면서 또다른 감염병을 주의해야 한다. 바로 ‘수인성(水因性)·식품 매개 감염병’이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란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원충에 오염된 물 또는 식품 섭취로 인해 구토·설사·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5월부터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고, 야외활동이 증가해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의 집단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 3년간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의 집단 발생은 5~9월(47~53%)에 주로 발생했다. A형간염이 가장 대표적이고,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등이 있다.

A형간염, 세균성이질 대표 질병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3년 간(2017~2019년)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발생은 A형간염이 연평균 8151건으로 가장 많고, 세균성이질 151건, 장티푸스 145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135건으로 많았다. 그 외에도 흔히 식중독으로 알려진 살모넬라균 감염증, 장염비브리오균 감염증,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있다.

이들 감염병은 주로 오염된 물과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된다. 코로나19가 감염자의 침방울 등을 통해서 전파되는 것과 다르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주로 환자 배설물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감염된 환자가 직접 조리한 음식에 의해서 전파된다. 파리와 같은 곤충에 의해 다른 음식물로 병원균이 전파되기도 한다. 장티푸스의 경우 무증상 보균자가 부주의하게 다룬 음식에 의해 옮겨질 수 있으며, 세균성이질의 경우 매우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A형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A형간염 조개 섭취 주의

A형 간염은 지난해 총 1만 7598건이 발생하는 등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조개류 섭취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간염 예방을 위해 안전성이 확인된 조개젓을 섭취해야 하고, 조개류는 꼭 익혀먹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요리 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온 후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안전한 물 마시기, 채소나 과일은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 먹기도 실천해야 한다. 이와 함께, A형간염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출생자인 30~40대는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30~39세의 항체양성률은 31.8%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예방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며 B형·C형간염 등 만성간질환자는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2주 이내에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도 예방접종을 권한다.

어패류 85도 이상, 1분 이상 조리를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먼저 ‘식사 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를 실천해야 한다. 물은 끓여 마셔야 하며, 끓일 수 없을 때는 생수, 탄산수 등 병에 포장된 음료수를 마실 것을 권한다. 음식은 가급적 익혀먹자. 중심온도 75도, 특히 어패류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익혀먹을 것을 권한다. 채소,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이 안전하다. 조리 시 위생은 기본이다. 칼, 도마는 조리 후 소독하고 생선, 고기, 채소 등 도마는 분리 사용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조리자가 설사 증상이 있으면 조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 같은 시간, 장소에서 음식물을 섭취한 사람들 중 2명 이상이 장관 증상(구토, 설사, 복통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집단 발생’을 의심하고 가까운 보건소 즉시 신고해야 한다. 꼭 의료인이 아니라도 신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