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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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등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 에크모 국산화는 큰 의미가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연구진이 중증 심폐부전 환자 치료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의료기기 에크모(ECMO)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등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에크모를 국내 생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에크모는 인공 폐와 혈액펌프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다음 다시 환자에게 넣는 기기다.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중증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메르스로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는 에크모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여대가 쓰이지만, 장비 및 재료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큰 부담이 따른다.

에크모 국산화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지난 10월 최종적으로 국산 에크모 시스템에 대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국산 에크모 시스템은 2019년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2020년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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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는 에크모 국산화를 이끌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 개발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2018년 7월 19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에크모 장비의 시연을 직접 관람하고 격려하기도 햇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허가 과정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고, 차세대 유망 의료기기에 대해 개발부터 수출까지 전주기에 걸쳐 도움을 받는 ‘맞춤형 멘토링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개발은 전체 에크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향후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걸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연구책임자)는 “중환자 치료 필수장비인 에크모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며 “향후 정부 연구비 지원도 성공여부를 떠나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 교수(실무총괄)는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에크모가 중증호흡부전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수단이 되었던 만큼,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및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도 에크모 국산화는 가치를 더욱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대 김희찬 교수(공동연구자)는 “에크모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 임상 적용하는 사례를 늘리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