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유전자 검사
◇건강 악화하는 난청… 치매까지 유발
고령사회로 가면서 난청 발병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난청 인구는 약 809만명으로 밝혀졌다(국민건강보험공단). 난청은 뇌기능을 떨어뜨려, 치매까지 유발한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최병윤 교수는 "일상의 소리 신호는 뇌를 계속 자극하지만 귀가 어두워지면 이 과정이 사라진다"며 "실제로 노년층이 난청을 내버려두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최대 9배까지 커진다"고 말했다.
보통 귀는 소음, 약물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나빠진다고 생각하지만 청력 손실은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최병윤 교수팀이 성인의 난청 원인을 조사한 결과, 유전자가 원인인 경우가 52.5%로 밝혀졌다. 최병윤 교수는 "소아는 대표적으로 3가지 유전자가 난청을 유발하지만, 성인은 다양한 유전자가 난청을 일으킨다"며 "유모세포에 분포한 유전자에 따라 청각이 망가지는 시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난청 유전자 파악하면 정확한 치료 가능
난청 유전자를 확인하려면 유전자 검사(NGS)를 받으면 된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본 검사를 통해 난청 유전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난청 유전자를 파악하면 언제부터 청력이 나빠지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다음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최병윤 교수는 "기존 검사만으로 구분되지 않은 환자도 유전자 검사로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를 하면, 청력 회복 범위도 90%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청 유전자를 발견하면 치료의 척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난청 유전자 유무에 따라 치료 효과도 달라진다. 실제로 난청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들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했더니, 유전자가 없는 환자군보다 수술 결과가 10% 정도 더 좋게 나타났다. 최병윤 교수는 "유전자를 정확히 알아두면, 수술 결과를 예측·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청 유전자가 발견됐다면 최대한 빨리 보청기, 인공와우 수술 등 청각재활이 필요하다. 난청 치료는 '난청 기간(보청기를 써도 안 들리기 시작한 시간)'에 따라 난청 치료의 효과가 달라지는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청신경, 뇌세포 등이 퇴화해 청력 회복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도·심도 난청은 인공와우 수술 필요
중등도 난청일 경우, 보청기를 활용해 청각재활을 하고, 고도·심도 난청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하다. 최병윤 교수는 "보청기로 충분한 재활 효과가 없다면 조기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청력 회복 정도가 좋다"며 "인공와우 수술은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안전성도 보장된 만큼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유전자로 인해 20~30대에 귀가 잘 들리지 않기 시작한 '젊은 난청 환자'는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이들은 특히 시기가 늦춰질수록 결과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최병윤 교수는 "어떤 난청 유전자라 해도 공통적으로 수술을 늦게 한 경우 성적이 나쁘다"며 "빨리 치료할수록 청각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만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보청기만 고집하다 보면 청력이 계속 나빠질 수 있다. 청력이 떨어진 이후에는 수술받아도 청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므로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 최병윤 교수는 "알맞은 시기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다음 3~6개월 정도 재활하면 난청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이 인공와우 수술했는데, 청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치료를 미루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치료 적기를 놓쳐, 인공와우 수술을 해도 개선 효과가 적은 경우다.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적극적으로 검사해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최병윤 교수는 "유전자 검사로 원인을 파악하고, 적기에 치료받아 청력을 보존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