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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20알’ 유학생이 무모했던 또 한가지 이유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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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검역 회피도 문제지만 코로나19 증상을 감추기 위해 해열제를 단기간 많이 복용하면 건강에 좋지 않고, 치명적일 수 있다./사진=헬스조선DB

해열제 20알 가량을 먹고 인천공항 검역을 통과한 18세 유학생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크다. 발열 등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었으나, 해열제 복용으로 체온이 낮아져 출입국 발열 체크를 통과할 수 있었다. 복용한 해열제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로 알려졌다. 의도적 검역 회피도 문제지만 코로나19 증상을 감추기 위해 해열제를 단기간 많이 복용하면 건강에 좋지 않고, 치명적일 수 있다.

급성간염 생기거나 코로나19 치료 못할수도

귀국 같은 특수 상황이 아니고, 미열·잔기침 등 경미한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해열제 같은 일반 감기약을 먹으며 증상을 관찰하는 게 좋다. 기간은 4~5일, 이때는 자가격리가 필수다. 가벼운 감기라면 큰 문제 없이 4~5일 안에 증상이 사라진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단, 단기간에 아세트아미노펜 20알을 집중 복용할 정도로 열이 심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아세트아미노펜 대표 제제인 타이레놀의 경우 500mg 기준 하루 최대 복용량이 8정이다. 1~2일 사이 20알을 먹었다 해도 미열은 아니었으며, 과량 복용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고열이 있는 상태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량 복용하면 간(肝)독성이 생기거나 코로나19 같은 감염질환에 걸렸을 때 제대로 약을 쓰지 못할 수 있다. 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이준 약사(중앙약국)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량 복용이 가장 위험한 제제”라며 “하루 3900~4000mg을 상한선으로 보는데, 간세포에 독성이 있어 상한선을 넘겨 먹게 되면 급성간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간 자체의 건강이 나빠진 상태인데 만약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라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요하다면 더 문제다. 이준 약사는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각종 약을 처리하는 공장과 같다”며 “과량의 아세트아미노펜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라면, 몸에 투여되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생제를 제대로 쓰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고열이 생기면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정석이다. 감기 같은 질환은 미열이지만, 폐렴 같은 치명적 질환은 대부분 고열을 동반하므로 일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해열제로 버티면 안 된다.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이부프로펜 해열제 먹었다면?

만약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아니라, 또다른 대중적인 해열제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 제제를 먹었다면 어땠을까? ‘유학생이 코로나19 환자였다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 의견이다. 프랑스의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부프로펜이나 코르티손(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제를 복용하면 코로나 19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이부프로펜이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표적 단백질을 인체 세포로 많이 만들도록 유도해, 바이러스 증식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기초 연구(스위스 바젤대 연구, 학술지 랜싯 호흡기의학 발표)도 있다. 이준 약사는 “이부프로펜은 심장이나 신장 독성이 있는데, 현재 코로나19가 심장, 신장 기저질환이 있으면 더 위험하다고 알려진 것과 연관시켜 생각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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