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연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12주 굿바이 니코틴! ④
해마다 다짐합니다. 담배를 끊자고. 하지만 담배의 중독성에 못 이겨 실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담배는 전자담배로 모습까지 바꿔 흡연자들을 유혹합니다. 건강에 덜 해롭다지만 암, 심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부른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담배를 끊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연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12주 간의 대장정은 성공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금연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방법을 알리기 위해 대한금연학회는 '12주 굿바이 니코틴!'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찌고, 다시 피우면 빠지곤 한다. 그래서 담배가 다이어트에 도움된다고 생각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못된 생각이다.
담배의 중독 유발 물질 '니코틴'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부른다. 또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코티솔 분비를 늘리는데, 이는 체내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체중이 '잠시' 감소할 수 있다.
문제는 장기적인 영향이다. 계속 담배를 피워 체내 코티솔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음식을 통해 섭취한 에너지가 내장 지방으로 쌓인다. 게다가 근육을 키우고 유지하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비만,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 때문에 단기간의 일시적 체중 감소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가 몇 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흡연 기간이 길거나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비만이나 복부비만, 그중에서도 내장비만의 위험이 더욱 컸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금연이 절실하다. 담배를 끊으면 니코틴 작용이 없어지니 억제됐던 식욕이 다시 증가하고 기초대사량이 줄어 체중이 2~3kg 정도 잠깐 증가한다. 하지만 체중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 바로 심뇌혈관질환 위험의 감소다.
2년 전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금연 후 체중이 설령 증가하더라도 흡연을 지속하는 경우보다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은 67%, 뇌졸중의 발생 위험은 25%,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2%나 줄었다.

가장 안 좋은 경우는 금연과 흡연을 반복하는 경우다. 뱃살은 늘고, 질병 위험은 커지기 때문이다. 건강과 체형을 위해서라도 흡연의 유혹을 떨쳐내고 완전한 금연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담배와 체중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생활습관을 되돌아보자. 외국 연구에서 금연 중 식이조절을 안 하면 1년 후 체중이 평균 1.6kg 정도 증가했지만, 금연과 식이 조절을 함께한 경우 1년 후 금연 성공률도 1.8배 더 높았다. 체중은 오히려 평균 2kg 정도 줄었다.
완전한 금연 달성 이후도 중요하다. 금연 후 1년 이상 장기간의 체중 변화를 살펴보니, 체중 증가의 주원인은 금연 자체가 아니라 불규칙적인 식사, 패스트푸드나 열량이 높은 기름진 음식 섭취, 과식, 폭식, 야식을 즐기는 식습관, 과음, 신체 활동량의 감소 등 나쁜 생활습관이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쉬는 시간에 담배 대신 열량 섭취를 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보건 당국에서는 금연 후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한 전략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균형 잡힌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과식이나 폭식, 패스트푸드나 열량이 높은 음식을 피하고, 매끼 채소 섭취량을 늘린다. 둘째, 술은 피한다. 음주는 체중 증가뿐 아니라 금연을 실패하는 주원인이다. 셋째,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평상시 신체 활동량을 늘린다. 규칙적인 운동은 금연 후 금단 증상 및 흡연을 줄이는데 도움된다. 넷째, 담배나 간식이 생각날 때에는 물을 한 잔씩 마시거나, 생채소를 먹는다. 물과 생채소 먹기는 참 쉽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체중 증가를 막고 금단 증상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금연하면 살찐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생활습관의 문제다. 변명하는 대신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보자. 살도 빠지고 담배도 끊고,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