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건강 궁금증] 독한 방귀 냄새… 몸에 문제 생겼나?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3/02 17:42
간혹 유난히 지독한 방귀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별다른 증상 없이 방귀 냄새만 독한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방귀 냄새는 위장 건강이 아닌 먹는 음식에 따라 지독함의 정도가 달라진다. 방귀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다행히 방귀는 질환과 관련이 없다. 장에 서식하는 세균은 지방이나 단백질의 분해 산물로 생긴 찌꺼기를 먹어 치우면서 지방산이나 유황이 섞인 가스를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스카톨, 인돌 등과 같은 성분이 방귀 냄새를 유발한다. 그 중 유난히 지독하다고 느껴지는 냄새는 황화수소(수소와 유황이 결합한 것)가 주범이다.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방귀 냄새가 더 독해진다. 대표적인 음식은 계란, 우유, 육류 등이 있다. 브로콜리·콜리플라워·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와 마늘, 양파 등에도 황을 만드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아황산염 함유 식품인 맥주, 포도주, 사과주 등도 악취 나는 방귀의 원인이 된다. 이 밖에 소화불량이 있거나, 직장(항문에 인접한 대장 끝 부위)에 대변이 많이 차 있는 상태에서도 대변 냄새가 함께 새어 나와 방귀 냄새가 독해질 수 있다.
방귀를 줄이고 싶다면 우선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한국인은 유당분해효소가 적어 유제품을 먹으면 가스가 많이 생긴다. 유제품 섭취를 줄이거나 약국에서 유당분해효소를 사서 유제품과 함께 먹는 게 좋다. 생활습관을 교정해도 방귀를 줄일 수 있다. 음식은 천천히 먹는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입으로 공기가 많이 들어가 장 내에 가스양이 늘어난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도 입을 통해 배출돼야 하는 공기가 장 내에 그대로 머물러 방귀를 늘리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식사와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독한 냄새를 풍기는 방귀가 수 개월간 지속되거나 방귀와 함께 복통, 식욕 부진, 체중감소,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대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