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건강즙은 무조건 좋다? '이런 사람'은 주의해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3/02 15:20
당뇨 있거나 간 안 좋다면…
과일이나 채소를 달여서 만든 '건강즙'은 언제나 인기 있는 건강식품이다. 건강즙은 한약재를 달이듯 식품을 물과 함께 고온으로 가열한 뒤 즙을 짜내거나, 물에 넣어 성분을 우려내는 방식으로 만든다. 특정 성분을 한 번에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건강즙은 일부 사람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즙은 당 함량↑, 당뇨병 환자 금물
포도즙, 배즙, 사과즙 같은 과일즙은 당 함량이 높아 당뇨병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즙의 당류 함량은 평균적으로 10g 내외다. 하루에 두세 포씩 먹는다고 가정하면, 건강즙만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하루 권장 당 섭취량(25g)을 훌쩍 넘는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과일즙을 먹지 않는 게 좋다. 건강한 사람도 과일즙을 많이 먹으면 혈당 수치가 올라갈 수 있어 이틀에 한 포 정도씩만 먹을 것을 권한다. 한편 과일즙을 통해 과일 속 영양분을 손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즙을 내서 먹으면 식이섬유가 걸러지고, 가공과정에서 비타민C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간 안 좋으면 헛개나무즙, 칡즙 피해야
간 질환이나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즙의 원재료를 가려서 섭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헛개나무는 간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칡즙처럼 평소 잘 안 먹던 식품을 고농축해서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원료를 쓴 배즙·사과즙 같은 건강즙을 먹는다. 콩팥 질환자는 칼륨 배설이 잘 안 이뤄지므로, 칼륨이 많이 든 배즙, 사과즙, 양파즙 등을 피한다. 마늘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이 위를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위장 기능이 안 좋은 사람은 마늘즙을 먹지 않는 게 좋다.
◇합성착색료 없고 당 함량 낮은 것 골라야
평소에 특정 영양소를 섭취하기가 어려워 건강즙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원재료, 함량 등을 확인하자. 식품회사나 지역 농협 등에서 제조해 일반적인 유통 경로를 거쳐 판매되는 제품에는 합성착색료, 보존제 등이 들어 있는지 표기하게 돼 있다. 가능한 한 이런 성분이 함유돼있지 않고, 당류 함량이 적은 건강즙을 고르는 게 좋다.
한편, '포도 100%' '양파 100%' '흑마늘 100%' 등 제품 전체가 특정 과일·채소만으로 이뤄진 것처럼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다른 종류의 과일·채소가 안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재료명에 정제수가 적혀 있다면 농축액에 물을 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