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허리 아픈 환자 함부로 운동 NO… 적절한 '운동 타이밍'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2/26 13:15
회사원 서모(남·36)씨는 최근 살이 찌면서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하지만 친구에게 "허리가 아플 땐 몸을 움직여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서씨는 경기 도중엔 통증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매일 저녁 배드민턴을 쳤다. 하지만 2주 뒤 허리 통증이 더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히 허리를 삐끗했을 수 있고,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그중 척추 뼈 사이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고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는 초기 증상이 근육통과 매우 비슷해 환자가 그냥 넘기기 쉽다.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이준호 부원장은 "보통 허리디스크라고 하면 다리가 저리거나 정말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중기 이상 디스크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허리 통증이 있을 때 임의로 운동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원장은 "허리 아플 때 뭉친 근육을 풀겠다고 아픔을 참아가며 운동하는 환자가 있지만 올바른 재활법이 아니다"라며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운동을 지속하면 더 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이 나아졌다고 해서 바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준호 부원장은 "허리 통증이 사라지고 1~2주 후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며 "척추질환으로 인한 허리 통증이라면 보존적인 치료나 수술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뒤 1개월 정도로 더 휴식을 취하고 운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허리가 안 좋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은 걷기, 자전거, 수영이다. 특히 수영은 부력이 있어 체중 부하가 3분의 1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이 덜 하다. 이준호 부원장은 "수영 영법 중에서 자유형이 가장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배드민턴과 탁구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효과가 있지만 허리 건강에는 좋지 않다. 특히 두 운동 모두 날아오는 공을 보며 몸을 움직이는 '반사운동'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을 과하게 사용하게 된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잊게 되지만 운동 후에는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진다. 외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이 외에도 사람과의 충돌이 발생하는 농구, 축구, 배구도 허리가 아플 땐 피하는 것이 좋다.
이준호 부원장은 "운동은 몸의 균형을 맞추고 근육을 강화시켜 약한 신체 부위를 대신 지탱해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치료 목적보다는 예방 목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