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아이 건강] 아직 너무 어린데, 충치 치료 꼭 해야 하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2/25 07:30
어린 아이에게 충치가 생겼을 때 부모는 치료 여부를 고민하게 된다. 유치(乳齒)가 어차피 빠질 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신생아 때부터 유치 관리를 소홀히 하면 튼튼한 영구치를 갖기 어렵다. 유치는 앞으로 나게 될 영구치가 자리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치가 너무 일찍 손상되거나 빠져버리면 영구치가 날 자리가 막혀 덧니가 나거나 부정교합(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리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치는 영구치보다 에나멜질이 얇아 충치가 더 잘 생기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아이가 아프다고 말할 정도면 이미 충치가 꽤 진행된 상태다. 아이에게 충치가 발생했을 때 치과에서는 충치가 진행되는 속도와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남은 기간을 먼저 따진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어린이 충치가 진행되는 과정
충치균이 치아를 뚫고 들어가는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충치 예보=치아색이 탁해진다
충치가 처음 진행될 때는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가 하얗게 변하거나 자세히 봤을 때 아주 미세한 흰 반점이 생긴다. 이때부터 치과를 찾아 원인을 찾고 적극적인 예방 치료를 하면 경과가 좋다. 꼼꼼한 양치질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충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2단계 치아 착색=연갈색으로 변한다
미세한 흰 반점에 점차 음식물이나 음료수가 착색되어 연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자각 통증이 없는 편이지만 바로 치료하면 회복 가능한 시기다.
▷3단계 충치 경보=구멍과 통증이 생긴다
치아에 구멍이 뚫리는 시기로 시큰거리거나 통증이 시작된다. 표면의 구멍이 작다 하더라도 속으로는 넓게 퍼져 있어 정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씹을 때 마다 통증이 느껴진다면 충치 위험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4단계 신경 위험=잇몸이 부어오른다
신경이 죽어 있는 상태로 잇몸이 부어오르고 영구치까지 영향을 끼쳐 최대한 빨리 치료가 필요하다.
젖병 물고 자는 아이 검진 필요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은 이가 썩게 하는 주원인이다. 모유를 먹더라도 젖을 물고 자는 아이는 충치가 생길 수 있다. 입속에 모유나 우유가 오래 고여 있으면 설탕물에 이를 담근 채 잠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특히 앞니로 오물오물하면서 빨아 유즙 성분이 윗입술과 이 사이에 고여 앞니를 중심으로 썩는다. 따라서 수유 후에는 물을 먹야 입안을 꼭 헹궈줘야 한다. 아이 입속을 닦거나 칫솔질 해주면 더 좋다. 무엇보다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을 고치고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그때그때 치아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치아 홈 메우거나 불소 치료를
치아 홈 메우기는 말 그대로 어금니 표면의 가느다란 틈새와 씹는 면의 주름진 부위를 플라스틱 계통의 복합 레진으로 메우는 것이다. 치아에 세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아이들의 충치는 음식을 씹는 윗면 이 아니라 옆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영구치의 경우 씹는 면에 충치가 생길 확률이 90%지만 유치는 5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치보다 영구치 충치 예방에 좋은 방법이다.
불소 바르기도 도움이 된다. 불소는 치아 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할뿐 아니라 세균의 효소 활동을 억제해 충치가 잘 생기지 않도록 돕는다. 불소를 발라주는 치료가 특히 아이 치아에 좋은 이유는 새로 나오는 영구치의 표면(법랑질)은 아직 튼튼한 상태가 아니라 맹출 이후 상당 기간 성숙이 이루어지는데, 이 기간에 불소가 특히 잘 결합해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 참고서적=《출동! 우리아기 홈닥터》(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