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불규칙한 심장 박동' 부정맥, 이름·치료·예후도 "각각"
이주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2/17 16:24
부정맥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말한다. 맥의 빠르기나 발생 위치에 따라 부정맥을 부르는 이름이 달라 다소 복잡하다.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頻脈)’은 가슴이 불편하거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심하면 흉통, 일부는 실신까지 경험한다. 빈맥은 맥박 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빠르다. 반대로 맥박이 느린 ‘서맥(徐脈)’은 분당 60회 미만으로 어지럼증, 무력증, 피곤, 실신, 숨찬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 심방이 불규칙하게 떨리는 ‘심방세동’이란 부정맥도 있는데, 혈관 안에서 혈전을 만들고 뇌졸중의 원인이 돼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 심장 박동이 아닌, 다른 심장 근육에서 맥이 만들어면 ‘조기 수축’, 심방에서 맥이 발생하면 ‘심방 조기 수축’, 심실에서 발생하면 ‘심실 조기 수축’이라 부른다.
부정맥은 증상을 모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심방∙심실의 조기 수축이나 심방세동이 그렇다. 조기 수축은 빈도가 잦지 않다면 경과 관찰을 하거나, 빈도를 알기 위해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한다. 반면 뇌졸중 위험이 있는, 심방세동은 혈전을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한지 파악한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권창희 교수는 “심방세동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심장 구조, 증상, 환자의 요구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면서도 “심방세동이 오래되면 심장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가 일어나 정상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니 최소 한번은 치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빈맥 중에서 심실 빈맥이나 심실 세동처럼 급사 가능성이 있는 부정맥은 약물 치료, 전극도자절제술, 이식형 제세동기 삽입 등을 시도한다. 특히, 전극도자절제술은 갑작스런 두근거림 증상이 나타나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을 완치시킬 수 있다. 심방세동이나 심방조동에서도 약물보다 효과가 좋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의 대퇴 정맥만 살짝 절개하고 긴 시술관을 심장까지 밀어 넣은 뒤, 그 관 사이로 진단과 치료 카테터를 이동시켜 심장 내 불필요한 전기 조직들을 제거한다. 시술을 위해 삽입한 얇은 도관만 꺼내고 지혈하면 간단히 마무리된다.
서맥성 부정맥은 맥박을 정상으로 유지시킬 적절한 약물이 없기 때문에 인공 심장박동기를 몸에 삽입하는 시술을 받는다. 배터리는 쇄골뼈 아래 피부를 절개해 삽입하고 전기선은 혈관을 통해 심장 내 거치한다. 이렇게 심장을 자극해 박동을 만든다.
또한 급사 위험이 높은 환자는 심실성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체내에서 자동으로 전기 충격이 이뤄져 사망을 막아내는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한다. 심실 수축의 부조화로 인한 심부전 환자들은 좌, 우 심실의 박동을 조율해 심장 기능의 회복을 유도하는 심실 재동기화 전자기기를 삽입하기도 한다.
권창희 교수는 “부정맥은 무증상의 심장 조기 수축부터 급사를 일으킬 수 있는 심실 빈맥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 예후가 매우 다르다”면서 “전문의 진료를 통해 본인의 부정맥이 어떤 종류이고 치료가 필요한 지, 예후가 어떤 지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시술이나 수술에는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 전극도자절제술도 심낭 출혈, 방실 차단, 뇌졸중 등이 0.1~1% 수준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심장 내 전자기기를 삽입할 때도 기흉, 심낭 출혈, 전기선 이탈로 인한 재시술 등이 있을 수 있으나 가능성은 1%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