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27)

보행 불안해지면서 몸 중심축 무너져 통증
무지외반증, 변형 심하면 수술로 교정해야
지간신경종, 크기 작으면 보존적 치료 가능

이미지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허리나 무릎이 아프면 1차적 원인은 발생 부위에서 찾는다. 하지만 검사결과 해당 부위에 이상이 없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족부질환이다. 사람의 몸은 동일한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유기체로 모든 구조가 함께 동작을 하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은 26개의 뼈와 100여 개의 힘줄 및 인대, 그리고 신경·혈관이 모여 우리 몸을 지탱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뿌리다. 그래서 원인 모를 무릎·허리 통증이라면 족부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데, 바로미터가 되는 발가락 질환으로 엄지발가락의 무지외반증과 3·4번째 발가락 사이에 주로 생기는 지간신경종을 꼽을 수 있다.

엄지발가락은 보행 시 체중의 60%를 지탱한다. 그러나 엄지발가락이 변형된 무지외반증 환자는 돌출과 발 굳은살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발을 완전히 닿지 못한 채 걷게 되며 검지, 중지, 약지 발가락으로 체중이 쏠리면서 중심축이 무너지게 된다. 때문에 무릎·척추에 무리를 주게 되며 발목·무릎·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무지외반증이 변형 때문이라면 지간신경종은 잘못된 신발 때문이다. 지간신경종은 5개의 뼈로 구성된 중족골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간신경이 압박돼 염증이 생기고, 붓고, 단단해지는 섬유화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진정한 의미의 종양은 아니다.


신발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볼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비롯한 구두는 발 앞부분의 압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발가락 사이(횡중족지간) 인대를 긴장하게 만들어 신경을 누르게 된다. 반대로 굽이 없는 플랫슈즈는 쿠션이 거의 없다. 따라서 보행 시 발에 충격이 직접적으로 전해지게 되어 발병 원인이 된다. 이 두 질환이 있는 경우 대체로 관절이 성할 수 없어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무지외반증은 변형 각도가 20도 이상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다만 술식 개선을 통해 최근 치료 부담이 크게 개선됐다. 고식적 무지외반증 수술은 이중절개와 연부조직만 봉합하기 때문에 통증과 회복지연 그리고 재발률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수술은 돌출된 뼈에 실금을 만들어 유연성을 확보한 뒤 이를 내측으로 당겨 일정 기간(6~8주) 고정해 교정한다. 또한 절개 역시 단일 절개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통증 저감과 교정 성공률이 높아졌다.

지간신경종은 염증과 통증이 심하지 않고 크기가 작은 경우는 약물 및 초점형 체외충격파 맞춤형 기능 인솔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염증이 동반된 1㎝ 이상은 수술을 통해 제거한다. 지간신경종 수술은 원스톱으로 진행 가능할 만큼 부담이 적다. 수술 방법은 크게 직경 2~3㎜ 정도의 내시경을 이용해 신경종을 압박하는 주변 인대를 유리해 압력을 줄여주는 내시경 감압술과 작은 절개를 활용해 신경종을 제거하는 미세절제술로 진행된다.

100세 시대 삶의 질은 관절·척추 건강에 좌우된다. 그리고 열쇠는 발 건강에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