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효소와 프로바이오틱스, 腸 건강에 '찰떡궁합'
정명준 한국미생물학회 부회장
입력 2020/02/12 06:15
[미생물박사의 한국산 유산균 이야기] ②
속 더부룩하고 피곤… '효소 부족' 탓
유산균, 효소 면역·항염 기능 증가시켜
음식을 잘 씹지 않고 바로 위로 넘기면 체내에서 발생하는 알파 아밀라제(a-amylase) 효소에 의해 음식이 충분히 분해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하니 소화 장애가 발생하거나, 소화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므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덜 소화된 음식물은 장내에서 부패하고 부패로 인한 가스가 생성돼, 피곤함과 '포기 브레인(Fog gy Brain, 뇌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 장내 미생물의 효소가 분해를 도와주게 된다. 이러한 분해과정을 위해 십이지장에서 음식에 함유된 지방을 미생물이 발효시켜 효소화하기 쉽게 담즙이 혼합되고, 위산으로 인해 장내 미생물이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췌장에서 알칼리성분이 공급돼 중화한다. 맹장은 소장과 대장에 미생물을 공급하고, 소장에서 장내유익균에 의해 분해된 영양소가 체내로 흡수되나 만약 유해균이 많다면 음식의 부패에 의한 독소가 체내로 흡수된다.
효소는 음식의 분해와 소화를 도와 장을 건강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성분이다. 효소는 소화뿐 아니라 면역기능과 항염기능이 있어 유산균과 찰떡궁합이다. 유산균의 효능을 효소가 더욱 증대시켜 주고, 효소의 효능을 유산균이 더욱 증대시켜 주기 때문에 서로 없어서는 안되는 관계이다. 효소와 유산균을 같이 섭취하면 정장기능과 함께 면역기능 증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유산균을 효소의 기능을 돕는 조효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행히 한국인은 김치 유산균인 플란타룸 균주가 미생물 중 가장 많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므로, 잘 발효된 김치반찬을 매일 먹는 것만으로도 소화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과 소화 효소를 얻을 수 있다.
과거 건강 트렌드가 비타민과 미네랄이었다면, 현재는 섬유소와 효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건강전문가들이 많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유해식품의 범람, 환경과 먹거리의 오염, 과음과 과식,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우리 몸속에 들어있는 잠재효소(생명활동에 관련된 대사효소)와 소화효소가 늘 부족한 상태다. 몸속의 효소를 보충하여 원활한 내장기능을 촉진시켜 주어야 하는데 바쁜 현대인들은 효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신선한 채소나 발효 음식을 섭취해 효소를 보충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 노인들은 예외 없이 발효 음식을 즐긴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돼 있다.
발효 음식에 효소가 많은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미생물이 많은 양의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권하는 음식은 두부요리, 콩밥, 약콩 두유 같은 식품이며, 떡복이 소스에 얼린 두부나 말린 도토리묵 같은 식재료를 사용하면 속에 부담없는 간식이 될 수 있다. 수험생의 경우 학교, 학원을 오가며 편의점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접하고, 엄청난 양의 간식을 먹는다. 이 때 섭취되는 막대한 양의 전분을 체내 효소가 분해하지 못하고 위를 팽창시켜 혈액이 몰리고 졸음이 쏟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미생물 유래의 소화 효소와 프로바이오틱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