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뇌전증의 날
2월 10일은 '뇌전증의 날'이다. 뇌전증은 '간질'로 불리다가 지난 2009년 대한뇌전증학회가 질환 인식 개선,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해 정식 명칭을 뇌전증으로 변경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흔히 뇌전증 하면 거품 물고 발작하면 쓰러지는 전신 증상만 생각하는데 이 밖의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 발작증상, 진단에 도움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가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뇌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만성적 신경 질환의 일종이다.
뇌전증으로 발생하는 발작은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나뉜다. 부분발작은 다시 의식 유무에 따라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으로 나뉜다. 단순부분발작은 의식이 유지되지만, 한쪽 얼굴, 팔·다리 등이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운동·감각 증상을 동반한다. 반면, 의식 장애를 보이는 복합부분발작은 멍하게 있거나 입맛을 다시며 주변을 만지작거리는 등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다. 전신발작은 수 초간 행동을 멈추거나 멍하게 앞을 바라보는 소발작, 빠르고 순간적인 근육의 수축으로 깜짝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근육간대경련발작, 순간적인 의식소실과 함께 전신의 근육에서 힘이 빠지는 무긴장발작 등으로 나타난다.
황경진 교수는 “발작 당시 환자 상태에 대한 상세한 문진이 진단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환자가 기억하지 못할 경우, 발작 당시 목격자와의 면담을 통해 환자가 보인 증상의 종류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 이후에는 뇌전증 유발 부위와 원인 질환 평가를 위해 뇌파검사와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한다. 뇌파검사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여 실시간으로 뇌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것으로 뇌전증의 진단뿐만 아니라 종류를 구분해 약물 선정에 도움을 준다.
발작 5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실로
1회의 짧은 발작은 뇌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황경진 교수는 "단발성 경련 후 의식이 돌아온 환자에게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식 회복 없이 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는 뇌전증지속증의 경우에는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황경진 교수는 “발작 지속시간이 길어지면 그와 비례해 뇌손상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5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환자를 가까운 응급실로 데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작과 함께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꽉 조이는 넥타이, 벨트 등을 풀러 호흡에 도움을 줘야 한다. 특히, 입안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토를 하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안의 내용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한다.
환자 70%, 약물 치료로 조절 가능
뇌전증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약물이다. 환자의 60~70%는 약으로 조절이 되며, 2~3년 약물 복용 후 추가적인 발작이 없을 때 약물을 중단한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할 수 있는 약제의 종류는 15개 이상이다.
황경진 교수는 약물 치료에 대해 “최초에는 단일용법으로 시작하며,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양한 약물을 복합적으로 처방한다”며 “뇌전증의 종류와 환자의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약물이 다르며,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있어 약물 선정 시 주치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작이 완전히 조절이 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이거나 발병 원인이 뇌종양이라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국소절제술을 통해 해당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절제술이 불가하다면 미주신경자극기의 삽입, 뇌심부자극술 등을 고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