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추락·열상 등 사고… WHO "매일 1만4000명 손상"
삶의 질이나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암(癌), 우울증 같은 질병을 흔히 떠올린다. 그러나 '손상' 역시 중요한 변수다. 손상은 힘·열·전기 같은 물리적 요인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몸에 생기는 이상을 뜻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일 1만4000명 이상이 손상으로 생명이 단축된다고 집계했다.
◇교통사고 26.1%로 가장 큰 원인
국내에서도 손상은 암과 혈관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순위를 차지한다(임상노인학회지). 대표적 손상 원인은 교통사고, 추락·미끄러짐, 부딪힘, 열상·자상·절단·관통상, 화상, 질식, 익수, 중독이다.
최근 중앙대 간호학과에서는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성인 8650명의 손상 발생 정도, 원인, 영향 요인을 살폈다. 평균 연령은 43.9세, 남성이 43.5% 여성이 56.5%였다. 설문조사를 통해 '최근 1년 동안 병의원이나 응급실 등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고나 중독이 발생한 적 있습니까?'라 물었고, '예'라고 대답한 사람을 손상으로 분류했다. 자가치료나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 정도로 대처할 수 있는 경미한 손상은 포함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연간 손상 발생률은 1000명당 66.4명이었다. 원인은 교통사고가 26.1%로 1위를 차지했다. 추락·미끄러짐이 2위(25.6%), 부딪힘(19.6%)이 3위였다. 97.6%가 불의의 사고였다. 나머지는 타인의 폭력(1.6%), 의도적 자해(0.8%)였다.
손상률 좌우 요인으로는 ▲안전벨트 착용률 ▲음주운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운전 시 안전벨트를 전혀 착용하지 않는 집단은 손상 발생률이 24%, 가끔 착용하거나 거의 착용하지 않는 집단은 9.6%, 항상 착용하는 집단은 6.8%이었다. 앞좌석 탑승 시 손상 발생률도 순서대로 12.8%, 7.7%, 6.4%였다. 음주운전을 경험한 사람의 손상 발생률은 8.4%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6.3%이었다.
◇안전벨트, 골반 뼈 위에 걸쳐야 안전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정경원 교수는 "손상은 실제로 질병 외에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사고"라며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 손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 중 교통사고와 추락 환자가 가장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리에 상관없이 안전벨트를 착용해야하며, 벨트는 골반 뼈에 걸치는 게 정석"이라며 "뼈가 없는 배 위에 밸트를 걸치면 사고가 났을 때 오히려 내부 조직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에어백은 안전벨트가 미처 잡지 못한 부분을 잡아줘 손상을 예방한다. 대부분의 차에 장착돼있지만, 중고차 구입 시에는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