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새싹보리로 고지혈증 개선한다? 약물 대체하기엔…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2/13 09:17
"지질대사 개선" 임상시험 불구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 의견
식품일 뿐… '질환 효과'는 과장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 한규홍 연구관은 "식품이 우리 몸에 특정 영향을 미치려면 원료 자체의 기능, 몸에서 효과를 낼 수 있는 함량과 제조과정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며 "평가·확인 후 모든 조건을 갖춰야만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인정을 받지 않은 단순 식품이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내용은 오해나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새싹보리잎추출물에 있는 '폴리코사놀'의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이화여대 의대 논문)이 있긴 하다. 새싹보리잎추출물 속 폴리코사놀이 콜레스테롤 합성 관련 효소 활동을 억제해 지질대사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12주간 새싹보리잎추출물을 매일 600㎎ 먹은 사람의 LDL콜레스테롤이 약 3.2㎎/㎗ 줄었다는 게 임상시험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 식약처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인정한 폴리코사놀은 새싹보리가 아닌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폴리코사놀뿐이다. 새싹보리잎추출물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한 논문 저자 역시 "지질대사 개선에 미치는 효과는 있지만, 복용 전후나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변화는 없고, 스타틴 등 콜레스테롤 관련 약물을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간혹 약을 끊고 특정 식품만 먹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약물치료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30~50% 낮추는 확실한 방법이며, 식품으로 전부 조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