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25)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 채워 연골 재생
내시경 시술이라 통증 적고 회복 빨라

'하지만 가장 어두워야 별들을 볼 수 있다'는 마틴 루터킹의 말처럼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가장 밝은 빛을 찾을 수 있다. 연골 손상이 중증이며, 관절염 고위험군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포 및 조직공학의 발전으로 도입된 줄기세포 치료는 어둠 속 빛이 돼줄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10여 년 전 시작돼 이미 우리 귀에 익숙한 치료다. 과거 방식은 상처난 부위에 연고를 바르듯 도포해 표면 재생 효과에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 도입돼 발목에 적용하고 있는 방식은 땅에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는 것과 같다.
울퉁불퉁한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린 뒤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을 덮어주는 것처럼 손상된 연골 부위를 정리하고, 줄기세포 씨앗을 심기 위한 작은 홀들을 만들어 준 뒤 농축된 줄기세포를 홀마다 가득 채워준다. 다음 줄기세포가 흐르지 않고 잘 배양될 수 있는 거름 역할을 하는 스캐폴드로 덮어주는 것으로 수술이 끝난다.
내부에 자리 잡은 줄기세포는 손상된 연골의 뿌리부터 표면을 향해 재생해간다. 따라서 손상된 연골의 질이 정상적인 발목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하다. 또한 수술은 병변 부위를 수평이나 수직으로 절개하지 않는다. 족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작은 구멍을 통해 진행하므로 수술 후 통증이 적고, 감염 예방을 위한 치료 지연 문제가 없이 평균 2일 정도 입원으로 빠른 회복과 조기 재활 시작이 가능하다.
발목 연골 손상은 12월 달력처럼 건강한 발목의 끝이 아니다. 재생을 통해 얼마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끝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발목 연골 손상 환자들도 희망을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