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일반약 1위’ 아로나민, 매출 14% 급감…무슨 일 있었나
이주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1/08 17:49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내 일반약 판매 1위를 기록했던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골드’ 등 아로나민 시리즈의 인기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고함량 활성비타민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며 비타민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함량 논란도 겪으며 위기를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8일 제약업계와 일동제약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아로나민 시리즈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5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99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아로나민 시리즈는 2018년 781억원, 2017년 741억원의 매출을 올려왔다. 그러나 올해는 4분기에 노력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아로나민 시리즈는 일동제약 매출의 약 13.5%를 견인하는 회사 대표 제품이다. 아로나민 시리즈의 매출액은 일동제약의 주요 제품인 항생제 ‘후루마린’, 위궤양치료제 ‘큐란’, 활성비타민제 ‘엑세라민’, 혈압강하제 ‘투탑스’, 동맥경화용제 ‘리피스톱’ 등 5개 제품의 매출액을 모두 합한 총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다.
아로나민은 출시한 지 57년된 장수약 브랜드로, 신제품 출시와 개선을 거듭해왔다. ‘아로나민 골드’, ‘아로나민 씨프러스’, ‘아로나민 실버 프리미엄’, ‘아로나민 아이’, ‘아로나민 이엑스’ 등 기존 5개 제품 중 거의 대부분의 매출은 아로나민 골드에서 창출돼왔다.
아로나민 골드는 그러나 이미 올해 상반기에 일반약 판매 1위 자리를 한독 ‘케토톱’에 내주며 2위로 내려왔다. 아로나민 골드의 매출이 전년 상반기 대비 12.7% 줄어드는 동안, 대웅제약의 고함량 활성비타민제인 ‘임팩타민 프리미엄’의 매출은 13.5% 늘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 고함량 비타민 시장이 과열되며 올해 3분기까지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맞지만 최근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반등을 노리고 있다”면서 “고함량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닌데 일부 잘못된 주장들이 퍼져 부당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현지 약사인 한 인기 유튜버가 ‘아로나민 골드를 먹지 않는 5가지 이유’를 주제로 동영상을 올리고, “아로나민 골드는 (다른 비타민들에 비해) 성분이 부족한데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해당 동영상은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며 퍼져 나갔고, 이후 일동제약이 대응에 나서 해당 동영상이 삭제됐지만 여파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모 약사는 “아로나민은 약사들 입장에서 많이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 제품이라 기존에도 호의적으로 권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찾던 비타민이었다”며 “최근 유행인 고함량 비타민제와 쓰임이 다른 건데, 동영상 사건 이후 논란이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9월 기존 5개 아로나민 시리즈에 4개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만성질환 등 특정 상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맞춤 설계한 ‘아로나민 케어 에이치티’, ‘아로나민 케어 디엠’, ‘아로나민 케어 리피’, ‘아로나민 케어 콤플렉스’ 등이다. 일동제약은 1위 아로나민를 지키기 위해, 제품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약국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