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안구건조증 환자 절반이 염증 때문… 염증 검사 해봐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1/05 13:24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한 병으로만 알고 있지만, 환자의 절반은 눈에 염증이 있다.
안과학계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염증성 질환인 것으로 추정한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에는 염증 물질 ‘MMP-9’가 많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눈물 불안정증이 심해져 안구건조증이 심해진다는 것. MMP-9은 안구 표면의 상피세포가 자극을 받았을 때 생성되는 분해 효소로 눈물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염증 바이오마커이다. 정상 눈에서는 3~40ng/ml 로 존재하지만, 이보다 높으면 염증이 있다고 진단한다.
안구건조증은 염증 동반 유무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염증성 안구건조증일 때는 면역억제제, 소염제, 항생제로 항염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비염증성 안구건조증일 경우에는 인공눈물, 누점폐쇄술, 오메가3 처방 등 균형이 깨진 눈물막을 보충해주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안구건조증 염증 유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1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안과 협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공눈물을 처방 받은 환자의 약 50%, 항염증제(사이클로스포린)을 처방 받은 환자의 약 50%가 치료에 실패했다고 보고됐다. 안구건조증 진단과 치료 및 처방에 대한 결정이 객관적 진단에 의거하지 못하고 주관적인 환자의 증상에 의해 이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기 때문에 염증성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인공눈물만 처방하거나, 반대로 비염증성 환자에게 항염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었다.
현재 안구건조증을 진단하는 방법은 눈물 생성량 검사, 눈물층 안전성 검사, 각막 상피세포 상태 파악을 위한 염색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검사가 다분히 주관적이며 민감도나 특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염증성 안구건조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학병원급에서의 생화학분석이 필요해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모되고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최근 국내에 염증 여부를 진단하는 간편한 키트(인플라마드라이)가 도입됐다. 검결막(아래 눈꺼풀 안쪽)에서 소량의 눈물 샘플을 채취해 염증 생체 표지자인 단백분해 효소(MMP-9) 농도를 측정, 10분 안에 염증성 안구건조증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외진단키트이다. 이 검사를 기존에 시행하던 일반 안구건조증 검사와 병행하면 염증 검사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는 “염증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플라마드라이 검사를 시행하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그에 따른 치료가 한층 정확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