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설리 발인, 남은 가족·지인도 마음 건강 챙겨야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0/17 11:28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의 발인식이 17일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에프엑스 멤버 빅토리아를 포함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과 동료 연예인, 가족들이 참석해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설리는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전원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가족 의사에 따라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구두 소견을 통해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우울증 등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살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자살한 사람의 70~80%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돼 평소 주변인의 자살 위험 징후 등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 만큼 마음 건강에 신경써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살한 가족이나 지인을 둔 주변 사람들이다. 전문가들은 가족 1명이 사망할 경우 평균 6명이 큰 정신적 충격 과정을 겪는데, 이 과정을 겪으면서 여러 정신적, 신체적 반응들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가족 중 누군가 사망할 경우 가장 처음에는 죽음 자체를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후에는 죽음의 이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다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평소에 이렇게 했다면 죽지 않았을텐데'라는 죄책감을 잘 이겨내지 못하면 분노로 이어지고 심각한 우울증, 불면증, 거식증 등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죄책감이 심해지면 가족이나 지인들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 누군가 자살을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이후에 겪는 '애도과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족의 죽음 후 1~3주간은 충분히 울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때 감정을 억제하게 하거나 힘든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독(毒)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짧지만 충분한 애도 과정을 거쳤다면 가급적 빨리 자신의 일에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직업이 없는 경우 몰두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장례를 치르고 2년 정도는 남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서로 가까이 지내며 같이 있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숨진 경우 슬퍼하고 노여워하는 애도 기간을 약 2년으로 보는데, 이 기간 동안 서로 자주 만나고 같이 지내면서 이야기를 듣고 감정을 공유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기간에 술을 마시면 자제력을 잃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술은 마시지 못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