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항암치료 환자 65% 겪는 '탈모', 발생 원인 찾았다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8 15:42
국내 연구진이 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탈모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탈모는 항암 생존자 6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발생한 탈모는 대체로 회복 가능하지만 마지막 항암치료 종료 후 6개월 이상이 흘렀음에도 탈모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회복이 안되는 영구탈모증으로 분류하게 된다.
특히 항암치료와 함께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소아환자 10명 중 2명에서 발생하며, 항암치료 나이가 어릴수록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암치료시 모낭줄기세포가 손상되거나 사멸해 탈모 부작용이 생긴다. 이는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는데, 모낭은 성장기와 휴지기의 모발주기를 평생 반복하는 재생기관이다. 모낭줄기세포는 성장 초기에만 잠시 증식하는 안정적인 성체줄기세포다. 이전까지는 항암화학치료가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들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어 탈모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론되어 왔다. 하지만 영구탈모가 상당수의 환자에게 발생하는 만큼 모낭줄기세포 고갈 여부와 함께 실제로 회복이 어려울지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면역억제마우스에 사람의 모낭을 이식한 후, 임상환경에서 실제 사용되는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 스케줄을 모사하여 영구탈모 동물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생체 내 항암치료에 의한 실제 세포손상과정과 함께 실험실적으로 세포 수준에서 모낭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 기전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항암치료 후 모낭에 손상이 가해지면 모낭줄기세포가 조직손상 회복을 위해 반응성 증식을 하고, DNA 손상에 취약한 상태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권오상 교수는 "모낭성체줄기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보존치료법과 새로운 재생기술 개발을 통해 영구탈모증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온라인판으로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