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여름철에는 설거지를 할 때 차가운 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차가운 물에 손을 댔을 때 손톱 밑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각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사구체종'을 의심해야 한다.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웅 교수는 "사구체종양은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고 잘 알려지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구체종양은 모세혈관이 털 뭉치처럼 얽혀 형성된 사구체에 양성 종양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사구체는 피부 정상조직으로 피부 아래 인접 부위에 위치하며 체온조절을 돕는 기능을 하는 혈관 덩어리다. 그런데 이 사구체에 이상 비대가 생기면 사구체 종양이 된다. 사구체종양은 주로 여성에게 잘 발생한다. 손톱이나 발톱 아래 주로 생기며 통증이 극심한 것이 특징이다. 사구체종양이 생긴 부위를 누를 때나 스칠 때, 찬물에 손을 넣었을 때 통증이 심하고 겨울철에는 찬바람에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생긴다. 일부에서는 종양이 있는 부위 손발톱이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경우도 있지만, 눈으로 쉽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구체종양은 종양 크기가 작아 초음파 검사로 발견이 쉽지 않지만, 조영증강 MRI 촬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종양을 방치하면 수지골의 함몰이 동반될 수 있다.
사구체종양은 수술로 종양 위치를 파악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일 손끝이 찬물에 닿을 때 저린 통증이 생기거나 볼펜 끝으로 손톱 뿌리 부분이나 손톱 주변을 누를 때 눈물이 날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정형외과로 내원해 수부외과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종웅 교수는 "사구체종양은 손에 생기는 종양의 약 1%를 차지하는 드문 양성 종양"이라며 "최근에는 정밀 진단은 물론 사구체종양 절제술 시 가능한 손톱을 절개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해 수술 후 손톱이 갈라지는 기형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