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치매 유발자 ‘심방세동’…어떻게 치료할까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대한부정맥학회 박희남 보험이사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입력 2019/08/27 07:20
[대한부정맥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두근두근 심방세동 이야기 ⑦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위험을 5배, 치매 위험을 2배 높이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심방세동은 60대부터 발병률이 증가해 80대 이상에서는 최대 5명 중 1명이 앓을 만큼 흔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고 질병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뇌졸중, 심부전 등이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난 다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부정맥학회는 심방세동을 알리고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두근두근-심방세동 이야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심방세동이 ‘치매 유발자’라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심장의 보조펌프 기능을 하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질병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방에서 혈액순환이 잘 안 돼 미세혈전이 만들어진다. 혈전이 온몸을 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혈관성 치매를 유발한다.
필자는 최근 심방세동 치료가 인지기능을 높인다는 주제로 연구해 미국심장학회지에 보고했다. 심방세동 치료를 받은 환자 400여 명을 분석해보니 적극적 치료군에서 어휘력, 단기 기억력, 시공간 인지력, 주의력 등 인지기능이 의미 있게 높아졌다. 이외에 다양한 연구들이 심방세동에 대한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방세동 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 치료’ △증상을 조절하는 ‘심박수 조절’ △정상 맥박을 찾아주는 ‘심장율동 조절’ 등 3가지로 나뉜다.
항응고제는 혈전 형성을 막아주는 대표적 심방세동 치료제다. 뇌졸중 위험인자가 2가지 이상인 환자는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非-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이하 NOAC)는 기존에 사용하던 와파린과 달리, 음식이나 약물 상호작용이 적고 복용 편의성이 높다. 세계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도 NOAC 처방을 권고하는 만큼, 검증된 약제다.
심방세동으로 심박수가 너무 빨라지면 가슴이 뛰고 숨이 차며 가슴 통증을 유발한다. 심박수가 빠른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심부전을 유발한다. 이때는 심실 전도속도를 늦추는 약제를 사용하는 심장 박동수 조절 치료법을 진행한다.
심장율동 조절 치료법은 불규칙한 맥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근치적 치료법이다. 심방세동을 오래 겪어 재발률이 높은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항부정맥 약제나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처럼 외래 진료실에서 가능한 방법을 우선적으로 시도하고, 약물 치료로 심방세동 조절이 안 될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 같은 시술을 고려한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 정맥혈관을 통해 직경 3.5mm의 카테터를 심장까지 삽입해 심방세동 유발 부위를 태우거나 얼려 치료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수면 마취로 시행하며 시술시간은 3~4시간, 입원기간은 1~2일이다. 정밀 기술이 필요하므로 전문의의 신중한 결정과 집도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치료 약제나 치료 성적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심 증상이 있을 때 환자 스스로 맥박을 짚어보고 이상있으면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다.
심전도로 심방세동이 진단되면 주치의와 치료법을 고민해야 한다. 심방세동은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계속 진행하는 만성질환임을 인지하고 금주, 금연, 체중감량 같은 노력도 필수다.
결국은 자신의 심장에 대한 관심과 건강해지려는 의지가 최적의 치료 전략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