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쿱클리닉 만든 조재형 서울성모병원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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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는 2011년 ㈜아이쿱을 설립해 아이쿱클리닉을 개발, 2018년 10월부터 아이쿱클리닉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그에게 아이쿱클리닉을 만들게 된 계기,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 등에 대해 물었다.

―아이쿱클리닉을 개발한 계기는

11년 전 당뇨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제를 처방해야 하는데, 사용 초기 심한 부작용이 있고 값도 비싸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종이에 그림과 글을 작성하며 약이 필요한 이유, 특징 등을 설명한 후 그대로 줬더니 환자가 그 종이를 접어 가지고 다닐 뿐 아니라 적어준 설명을 기대 이상으로 잘 이해하고 수긍했다. 의사가 그림이나 글 등을 활용해 환자에게 질환, 약제를 설명하고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다. 이를 디지털화한 것이 아이쿱클리닉이다.

―실제 진료실 내 환자 교육 어렵나

과거에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가 단순했다. 뼈가 부러지거나 세균에 감염되는 등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만 병원을 찾았다. 요즘은 환자들의 병에 대한 지식이 깊어져, 병원에서 장기적인 관리를 받는 만성질환자가 늘고 있다. 고령화도 만성질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만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제, 시술, 수술법이 다양해져 의사가 환자의 특성에 맞게 정확한 설명을 하는 것이 버거운 일이 됐다. 환자도 진료 시간 내에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

―아이쿱클리닉의 최대 강점은

의사와 환자의 소통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게 한다.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은

환자는 감동을 느낀다고도 한다. 자기 질환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의사를 만난다고 해도 그 말을 모두 기억해 자기 행동을 교정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자기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출처 불분명한 인터넷 검색 결과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신뢰하는 주치의가 준 가장 적합한 교육 자료를 기반으로 공부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고령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도 크다. 고령 환자는 의사 설명을 알아듣기 어려운데, 질환 교육 자료와 의사 목소리를 자녀 등에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도 하루 50~60명의 환자를 보며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하다보면 체력이 소진된다. 아이쿱클리닉을 활용하면 그림 등을 활용할 수 있어 모든 설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말로 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도 자기 전문 분야와 거리가 먼 환자의 이상 증상, 질환을 모두 알 수는 없다. 아이쿱클리닉 교육용 콘텐츠에는 다양한 진료과 자료가 정리돼 있어 이런 부분에서도 유용하다는 평이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환자의 혈당, 혈압, 운동 빈도, 통증 등을 측정해 기록하는 앱을 아이쿱클리닉과 연동시켜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하는 기능을 도입하고자 고려 중이다. 빅데이터, 디지털 의학 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의사가 직접 환자를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은 더 강조될 것이다. 환자는 자기에게 직접 충고해주는 '나의 전문가'를 누구보다 신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