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엄마의 잔소리가 아이 건강을 해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전혜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08/09 16:00
아이가 걱정돼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얼떨결에 화를 내기도 한다. 아이가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잔소리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오히려 아이의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5세 이하 아이, 혼내기보다 이해해줘야
5세 이하의 아이가 떼쓴다고 무조건 혼내는 것은 좋지 않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의 표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떼쓰는 아이는 만 2~4세 사이에 가장 많은데, 50~80%의 아이들은 1주일에 1회 이상 떼를 쓰며, 20%가량은 거의 매일 떼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때 부모가 흥분해서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말싸움을 하거나, 협박하거나, 때리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지 않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화나거나 떼쓰는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서 역할 놀이를 하거나, 아이에게 떼쓸 수 있는 장소를 미리 알려주거나, 뒤에서 껴안아 진정시키는 등의 방법이 좋다.
◇10대 뇌는 변화 중
10대의 인지 능력도 성인과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도 실제 생활에서는 생각이 어른보다 턱없이 모자란다. 뇌의 크기는 같아도 기능은 아직 성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년 내에 어른만큼 성숙해지기 위해서 아이들의 뇌는 바쁘게 변화한다. 전두엽이 점차 활성화되고, 신경세포망이 정비되면서 인내심과 책임감이 자라난다. 그런데 잔소리를 해서 아이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면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은 전두엽과 인지 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오히려 인내심과 책임감이 부족한 아이로 자랄 수도 있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성적이 떨어진 자녀에게 지나친 비난이나 꾸중을 하는 것은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르에피네프린은 ADHD 유발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많으면 공부 더 안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이 나와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계속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해마체'와 '편도핵' 같은 뇌의 일부분에 독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해마체가 손상되면 아이의 장기기억을 만들고 보존하는 능력이 손상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면역력도 떨어진다. 소화를 담당하는 위와 소장, 대장과 담낭에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과 만성설사,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성장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