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잘 먹으면 藥, 못 먹으면 毒… 두 얼굴의 건강즙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09 09:13
건강즙 제대로 먹는 법
◇건강즙, 영양섭취 효율 높아
액체인 건강즙은 고체 형태보다 영양소 흡수 속도가 빠르다. 씹을 필요가 없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소화 부담도 덜하다.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모은영 교수는 "재료의 양이 많더라도 즙으로 만들면 부피는 줄고 영양분은 농축돼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쓰거나 텁텁해 먹기 힘든 재료도 꿀, 설탕 등 보조 재료를 넣으면 먹기 편해진다. 섬유질, 미네랄 등이 풍부하지만 먹기 어려웠던 껍질, 씨앗도 건강즙으로 만들면 먹을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김민영 주임영양사는 "특히 기력이 약한 장기 투병 환자나 소화가 힘든 영유아, 노년층에게 건강즙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소 과다 섭취 주의해야
영양분이 농축된 만큼 건강즙은 '영양 과다 섭취' 우려가 있다. 실제로 과일·채소에 열을 가해 즙으로 만들면 생것일 때보다 당분 등 영양소 함량이 증가한다. 영양소뿐 아니라 재료의 독성 성분도 함께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생으로 먹었을 때보다 금방 배가 고파져 과식 가능성이 커진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씹는 과정 없이 소화기로 전달되면서 신체에 부담을 주고 흡수가 빨라 혈당 수치와 간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며 "믹서기로 갈거나, 물에 우려내거나, 장기간 보관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강즙, 현명한 섭취법 5가지
건강과 효율까지 챙기면서 건강즙을 먹으려면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알아야 한다.
②섭취 후 물 한 컵: 미나리, 신선초, 민들레 등에는 건강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지만 독성 물질도 함께 있어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제품 섭취 후 물을 1컵 이상 마신다. 조수현 교수는 "물은 정화 작용이 있어 체내 독소 배출에 도움을 준다"며 "건강즙을 먹은 후 물 1컵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말했다.
③식사 대용은 금물: 바쁜 일상에 건강즙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지만 건강즙은 주식보다 간식으로 권장된다. 또, 건강즙을 장기 섭취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는 "음식을 씹어 먹으면 저작·소화 작용을 통해 치아, 턱, 위장 등 신체 기능이 유지된다"며 "하지만 즙으로 먹으면 저작·소화 작용이 생략돼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위장에는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④한 가지 건강즙, 장기 섭취 삼가야: 한 가지 건강즙을 장기간 먹어선 안 된다. 한 가지 제품을 오래 먹으면 특정 성분을 과다 복용해 영양 균형을 저해할 수 있다. 김민선 교수는 "특히 건강즙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을 대신해서 먹는 사람이 있는데 간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⑤표시성분 반드시 확인: 즙에 표시된 표시성분에 원재료 외 다른 첨가물이 들어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즙에는 당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첨가당이 추가된 제품은 피한다. 하루 적정 섭취량인 25g에 맞춰서 먹는다. 오범조 교수는 "일부는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 건강즙 피해야
만성질환자는 건강즙 복용 시 주의해야 한다. 헛개나무, 칡 등 재료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간질환자라면 피해야 한다. 위장 질환자는 마늘과 양파의 매운맛 성분이 위를 자극해 통증,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한다. 신장질환자는 배, 사과, 양파 등 칼륨이 많은 건강즙을 피한다. 조수현 교수는 "신장 기능이 나빠 칼륨 배출이 안 되면 심장이 빨리 뛰고, 심해지면 자칫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당분이 많은 과일즙을 피해야 한다. 모은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과일즙을 하루 2~3포 섭취하면 하루 당 적정 섭취량인 25g을 초과한다"며 "흡수가 빨라 체중이 쉽게 증가할 수 있고 고혈당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