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아이, 사각턱 걱정에 부드러운 음식만? 잘 씹어야 잘 자라요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6/28 09:13
저작 기능과 아이 건강
◇씹는 횟수 줄면 턱 뼈 발달 미숙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면 씹는 횟수가 줄어 턱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는다. 이러한 식습관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턱 근육뿐 아니라 뼈에도 악영향을 줘 결국 저작 기능(씹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얼굴 골격은 16~19세에 발달이 멈추기 때문에 성장기 식습관이 중요하다. 중앙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장효원 교수는 "위턱과 달리 아래턱은 환경에 따라 크기가 정해진다"며 "성장기에 질긴 음식을 피하는 등 저작 활동이 적으면 아래턱이 가늘게 변하고 부정교합, 무턱, 안면비대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 분해 못 하면 소화기도 부담
부드러운 음식은 제대로 씹지 않아도 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빨리 먹는 습관이 생기면 소화기 부담은 더 커진다. 국윤아 교수는 "먹기 편한 음식을 먹으면 식사 시간이 짧아진다"며 "빠른 속도로 먹으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게 되고 식사량이 늘기 때문에 소화불량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저작 횟수 따라 뇌 활성화 결정
저작 활동은 뇌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도쿄의대치대 의치종합연구과 연구에 따르면 성장기 저작 횟수가 적으면 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분말 음식(미음) 섭취군과 고형식 섭취군으로 나눠 연구했다. 그 결과, 분말 음식 섭취군은 저작근 성장이 더디고 뇌 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도 감소해 기억력과 학습기능이 크게 떨어졌다.
인천성모병원 뇌과학중개연구소 정용안 소장은 "저작 활동은 단순히 음식을 삼키는 행동이 아니라 뇌에 적절한 자극을 가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많이 씹어야 하는 질긴 음식보다 먹기 편한 음식만 선호하면 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 때부터 적절한 저작 습관 들여야
저작 기능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주는 만큼 충분히 단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게 해서 턱뼈 발달을 유도해야 한다. 권익재 교수는 "특히 치아 양쪽을 골고루 사용해 균형있게 턱뼈를 발달시켜야 한다"며 "저작력이 약하다면 껌을 사용해 훈련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김치, 나물 등 섬유질이 풍부해 질긴 음식은 저작 능력뿐 아니라 소화에도 좋다. 질기기 때문에 여러 번 씹는 과정에서 침 속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활발히 분비돼 소화를 돕는다. 또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건강한 장 환경 조성을 돕는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원진 교수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드는 성분이 풍부하다"며 "소아 때부터 섬유질 음식을 즐겨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대변량이 늘며 비만을 예방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징어, 쥐포, 아몬드 등 지나치게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턱 건강에 해로워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재영 교수는 "턱과 치아에 부담인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치아가 마모되거나 깨질 위험이 있고 저작 근육에도 무리를 준다"며 "턱 근육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을 잘 씹어 먹게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