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젊은 여성 치질 많아… 수술 꼭 해야 할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5/09 11:11
치질로 병원을 찾는 젊은 여성이 많다. ▲혹독한 다이어트로 인한 식사량 감소 ▲연약한 피부 ▲임신과 출산 등이 치질을 유발해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약 61만 명이 치핵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여성 환자는 20~30대가 많았으며 남성 환자는 60~70대가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치핵 질환 진료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여성은 20대가 1492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148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이어트를 하면 변비에 쉽게 걸린다. 식사량을 무리하게 줄이면 최소한의 대변이 형성되지 않고 변비가 생기기 때문이다. 장의 운동량이 줄어들어 대변이 몸속에 오래 머무르면 수분이 적은 딱딱한 변이 만들어진다. 배변 시 딱딱해진 변으로 인해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거나 무리하게 힘을 줘 항문이 밖으로 빠지는 치핵이 생길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치핵을 덮고 있는 피부와 항문 점막이 남성에 비해서 얇다. 또 항문샘이 남자에 비해 얕게 위치해 있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해 출혈이 잦고 치핵이 진행되면서 탈출의 발생도 흔하게 나타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신체의 변화가 생기면서 치질이 생길 수도 있다. 임신하면 체내의 순환하고 있는 혈액량이 증가한다. 하지만 태아의 영향으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항문 혈관이 약해지고 항문이 자주 붓는다. 또 호르몬의 영향으로 항문 조직이 연해지고 쉽게 출혈이 될 수 있다. 분만 시에는 아래로 무리한 힘을 주면서 치질이 생길 수 있다.
치핵 수술이 필요한 여성의 경우, 밀려 나온 치핵을 완전히 제거하는 치핵근본절제수술과 치핵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고 밀려나온 본래 자리로 되돌려 놓는 PPH(원형봉합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중에 PPH수술은 항문 주변부에 상처를 만들지 않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적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임산부의 경우, 임신 3개월이 지나면 치질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태아와 산모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진행한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정은 전문의는 “여성들이 부끄러움 때문에 치질을 참고 견디다 항문소양증 등으로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져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질은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핵의 유무와 현 상태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