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치매 걸려도 '감정 뇌'는 그대로… 마음 상처 주면 '나쁜 치매' 된다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5/03 09:12
치매 환자 감정 케어하는 법
◇치매 환자, '감정'은 끝까지 기억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뇌 부위 중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이 크게 망가진다. 이로 인해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돌발 행동을 하게 된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는 "화나거나 기쁜 감정적인 경험을 하면 변연계가 자극을 받고, 이 때 변연계에 속해있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도 같이 움직인다"며 "기억력이 떨어진 치매 환자라도 감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에는 기억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찬녕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나타나면 해마도 함께 망가지지만, 해마가 속해있는 뇌의 변연계가 활성화되면 다시 기능을 한다"며 "치매 환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대 등 부정적 감정 느끼면 공격성 띠어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가 학대 당하는 등 부정적 감정을 느끼면 공격성이 강해지고 치매 자체도 악화된다고 말한다. 치매 환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에 따라 환자의 행동도 달라지는데, 공포를 느끼면 자기 보호를 위해 공격적으로, 행복을 느끼면 온순하게 바뀐다. 그래서 같은 치매라도 '나쁜 치매' '착한 치매'가 있는 것이다.
◇'착한 치매'로 만들려면
'착한 치매'로 만들려면 치매 환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한다.
첫째, 치매 환자의 엉뚱한 질문에는 '재밌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환자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이해를 못한다. 따라서 치매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말해야 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승현 교수는 "환자를 어른으로 생각해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는 것보다는 어린 아이처럼 대해주는 것이 좋다"며 "어르신이 집에서 '여기가 어디냐'고 질문하면 '엄마의 하나뿐인 궁전'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좋은 예시이며, 이때 환자의 눈을 맞추고 부드럽게 천천히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환자의 돌발 행동에 대해 심하게 반응하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 못할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하면 환자는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찬녕 교수는 "환자의 감정을 잘 읽고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며 "평소에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등 애정 표현을 많이 하면 환자가 안정감을 느껴 공격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이라도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치매 환자가 가족 외에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치매 환자라고 집에만 있게 하면 외로움을 느껴 불안감, 우울증이 커질 수 있다. 대신 사람을 만나면 끊임없이 말하고 생각하며 머리를 쓰는 것과 함께 상대방과 정서적 교감을 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치매 환자라도 치매센터가 운영하는 동아리, 환우회 등에 참여하게 해 다양한 사람을 꾸준히 만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