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아이 ADHD, 혼낸다고 해결 안 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4/16 14:26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중에는 학교에서 상담 요청 전화가 오고, 아이에게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실제 ADHD를 겪는 아이들은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뛰어다니고, 충동적인 행동을 잘하고, 학급 아이들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ADHD는 주로 아동기에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과잉활동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고 말했다. ADHD는 치명적인 뇌의 구조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병이 아니다. 이 교수는 "다만 뇌의 회로가 조금 다르게 작동할 뿐이며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 28개로 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 역시 9세 때 ADHD 진단을 받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그도 꾸준한 치료 덕에 잘 성장했다.
ADHD는 조기에 치료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치료 없이는 증상이 낫기 힘들다는 게 전문의들의 말이다. 이 교수는 "ADHD의 모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저핵의 발달 지연,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비정상적 활동, 생후 1년간의 뇌손상, 납중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ADHD는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지만 어릴 때는 발달 과정에서 누구나 다 그렇다는 생각으로 초기에 상담을 받는 것조차 주저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주의력 결핍이나 충동적인 행동이 지속돼 대인관계, 학습, 사회생활 등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HD를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물 요법이다. 많은 부모들이 어린 나이부터 약물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지만 ADHD 치료제의 효능은 약 80%에 이르러 효과가 좋다. 집중력, 학습능력 등이 좋아지며 산만함, 과잉 행동과 충동성이 감소된다. 부작용이나 중독 등의 문제는 규칙적인 외래 방문과 약물 조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심리치료를 함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ADHD 아동들은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 때문에 야단이나 꾸중과 같은 부정적인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대인관계가 원만하기 못해 또래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우울한 감정이 화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종하 교수는 "치료가 지연된 ADHD로 인해 마음의 상처와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들에게는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ADHD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아이의 문제 행동을 조절하고 도울 수 있도록 부모 교육 훈련이나 집중력과 자기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지행동 치료,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치료,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사회성 증진 그룹치료 등 아동 필요에 맞는 다양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이종하 교수는 “부모가 ADHD 아동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도 치료 효과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ADHD 아동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병으로 인해 못 하는 것들이 있어 혼내는 것만으로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꾸준한 치료와 반복 교육,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잘한 것은 즉각적으로 칭찬하여 긍정적인 행동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