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감기인줄 알았는데 폐렴? 감기로 오해 쉬운 질병 4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명지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03/06 07:50
환절기가 되면서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보통 ‘감기 기운’이라고 말하는 몇몇 증세는 감기가 아닌 다른 질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 증상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폐렴·결핵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을 말한다. 폐렴이 있으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구역,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폐렴의 증상은 감기와 매우 비슷해 감기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고열과 기침,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감기를 놔두면 폐렴이 된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멀다. 둘 다 호흡기계 감염성 질환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전혀 다른 병이기 때문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인후·후두가 감염돼 발생하는 반면 폐렴은 주로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결핵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감기는 대부분 며칠 내에 저절로 호전되나 폐렴은 고열, 끈적거리고 누런 가래, 심한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염증으로 인해 폐의 1차 기능인 산소 교환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면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노인의 경우에는 사망률이 더 높다.
결핵도 초기에 감기와 혼동할 수 있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다. 폐결핵일 경우에는 가래, 혈담(피 섞인 가래), 객혈(피를 토하는 것), 흉통,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과 발열, 피로감, 신경과민,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병세가 심하지 않을 때는 감기나 다른 폐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고, 증상만 보고는 결핵을 진단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또 결핵은 폐 외에도 위장이나 뼈,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잠복해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 결핵은 피로감과 식욕부진, 체중감소, 허리통증의 증상을 보이는데, 감기몸살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한 경우 디스크와 뼈가 녹아내리고, 하반신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하다. 따라서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가래에서 피가 나오는 등 평상시 감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뇌수막염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뇌막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침입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고열, 두통, 오한 등이 대표적인 증상인데, 감기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뇌수막염의 경우에는 대개 38℃ 이상의 고열과 두통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했을 때 그 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주로 영유아에게서 발병 위험이 높으나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성 수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나아지지만, 세균성 수막염은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세균성 수막염의 치사율은 평균 10~15% 정도이며, 생존자 중 약 15% 정도에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영유아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의 경우, 10~20%가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하며, 50%에서 청력, 시각 장애, 정신지체, 발작, 언어습득 지연 등의 후유증이 뒤따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코감기와 혼동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는 것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자극 부위에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가려움증의 네 가지가 주요 증상이기 때문에 원인을 모르면 코감기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환절기나 봄철과 같이 연중 특정 시기 혹은 이른 아침과 같은 특정 시간대에만 증상이 발현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알레르기 비염은 대개 감기에서 나타나는 고열,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또 감기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나아지는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유발 원인을 제거하거나 약물치료를 받지 않는 이상 저절로 치유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