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이해나 기자의 정신건강 테라피] 이 나이 먹고도 울보라니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어린이들은 슬플 때는 물론, 무섭거나, 긴장되거나, 당황스러운 여러 상황에서 쉽게 울음을 터뜨린다. 그래 어리니까 그렇다 치자.

문제는 20~30대 성인이 돼서도 어렵고 당황스러운 일과 마주했을 때 원치 않게 울음부터 쏟아지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창피해 하고 고민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직장 상사에게 쓴소리를 듣기만 하면 울음이 난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담글을 본 적 있다.

기자 주변에도 유독 울음이 많은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동창인데 당시 교생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날 혼자 울음을 터뜨려 주목받았다. 그 친구는 성인이 돼서도 직장 일이 힘들거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친구들 앞에서 힘든 일을 토로하며 자주 운다.

커서도 울음이 많은 사람들. 이유가 뭘까?

우선 '과거부터 울음이 많았던 사람'과 '최근 들어 울음이 많아진 사람'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부터 울음이 많았던 사람을 먼저 살펴보자.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병수 원장은 "1차 감정을 2차 감정으로 덮어버리는 습관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정당하지 못한 쓴소리를 했는데 울음이 터지는 사례를 보자. 쓴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야 하는 정상적인 감정은 분노다. 이것이 '1차 감정'이다. 그런데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고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덮어버려 울음이 난다. 이때의 슬픔은 '2차 감정'이다. 분노를 슬픔으로 덮어버리는 이유는 분노를 표현했을 때 상대방과 분쟁이 생기는 것을 과도하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어린 시절 자기주장을 하면 부모님에게 과도하게 혼나는 등 자기주장을 편 후의 결과가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잘 겪는다"고 말했다. 2차 감정으로 슬픔을 활용하는 이유는, 울음을 보이면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기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상대 눈치를 보지 말고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나는 상대방에게 평가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며,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최근 들어 울음이 많아진 사람들은 우울증, 불안증, 번아웃증후군에 의한 것일 수 있다. 번아웃증후군은 과로 등으로 심신에 피로가 쌓여, 모든 일에 무기력해진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감정 조절이 어렵다. 김병수 원장은 "울게 만드는 자극도 문제인데, 이보다 선행하는 우울이나 번아웃 상태가 슬픈 감정을 극대화시킨다"고 말했다. 쉽게 설명하면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사소한 자극에도 감정이 파도치는 것이다. 이때는 우울감, 피로감을 주는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해결해야 한다. 혼자서 어렵다면 심리상담센터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고도의 심리 분석을 뒤로 하고, 울음이 나올 것 같을 때 샤이니의 '링딩동'을 되뇌이거나 숫자를 10부터 거꾸로 세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울보가 되어버린 이유를 분석해보는 게 낫다. 단순히 울지 않게 바뀌는 게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 등 삶을 일구는 전반적인 기술을 레벨 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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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은 시기다. 아니 과거에도 많았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병원을 찾자니 용기가 나지 않고, 주변에 묻기도 애매해 혼자 삭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 이들의 심리적 평온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취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