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폭언을 행사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다. 이는 단순 성향이 아닌 분노조절장애 탓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간헐성 폭발장애'라는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본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병인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다. 상습적으로 화를 내거나 반대로 화를 너무 안 내고 참는 사람들이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뇌의 편도체와 전전두엽 사이 소통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편도체가 감정을 느끼면 전전두엽이 그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전두엽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다. 겉으로 화를 내지 않고 참아도 편도체는 화나는 감정을 모두 느낀다.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전전두엽이 제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을 정도로 쌓이면 결국 폭발해버릴 수 있다. 보통 일주일에 2번 이상, 3개월 넘게 폭언을 하거나 1년에 3번 이상 폭력을 쓰면 간헐성 폭발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자가진단 항목을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분노조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평소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하는 게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화날 때 숫자 세기 ▲화 유발 대상 보지 않기 ▲'화내지 말자' 문구 써놓기이다. 화날 때 숫자를 세면 이성에 관여하는 좌뇌를 쓰게 돼 잠시 흥분된 우뇌 작용을 제어할 수 있다. 상대방 넥타이에 그려진 무늬나 주변에 놓인 책의 권수 등을 세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아무리 강한 분노도 15분 이상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날 때 화를 유발한 대상을 잠시 피해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휴대전화 화면이나 책상 위 같이 눈에 잘 띄는 곳에 '화내지 말자' '폭발하지 말자' 등의 문구를 써놓는 게 좋다. 화내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생기고, 그 사이에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 자가진단법>
1~3개의 항목에 해당하면 어느 정도 감정 조절이 가능한 단계이다. 4~8개에 해당할 경우 감정조절 능력이 약간 부족한 단계로 본다. 9개 이상에 해당하면 분노조절이 힘들고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1. 성격이 급하며 금방 흥분하는 편이다.
2.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이라면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화가 난다.
3. 온라인 게임에서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적이 여러 번 있다.
4. 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5.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꼭 마찰이 일어난다.
6.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7.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
8.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9. 분이 쉽게 풀리지 않아 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 내 잘못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면서 화를 낸다.
11. 중요한 일을 앞두고 화가 나 그 일을 망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