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림이 보내는 건강 신호
◇트림 맛·냄새별 의심질환
▷쓴맛 나는 트림=담낭 운동장애·십이지장 궤양을 의심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천영국 교수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신경과민으로 담낭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운동장애로 담즙이 십이지장에서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위장으로 역류할 수 있다"며 "이때 트림하면 강한 알칼리성인 담즙 때문에 쓴맛이 난다"고 말했다. 담낭 운동장애가 있으면 유독 트림을 많이 하게 돼, 쓴맛이 자주 느껴지기도 한다. 담낭 운동과 위장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은 같다. 천 교수는 "담낭 운동이 잘 안되면 위장 운동도 잘 안돼, 소화가 안되면서 가스가 많이 생기고 트림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담낭 운동장애는 약물 사용·절제수술로, 십이지장 궤양은 약물 사용·헬리코박터균 제균 등으로 치료한다.
▷신맛 나는 트림=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와 식도 경계부위를 조여주는 식도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생긴다. 식도 괄약근은 원래 트림하거나, 밥 먹을 때 느슨해진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으면 괄약근 힘이 약해져, 위산이 곧잘 역류하며 트림도 자주 한다. 트림할 때 위산이 함께 역류하면 신맛이 느껴진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수 교수는 "위액은 강한 산성이라 신맛이 난다"며 "커피·기름진 음식·껌 섭취나 과식 등 트름을 유발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위산억제제 처방을 한다.
▷썩은 냄새 나는 트림=트림을 했을 때 매번 음식물 썩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면 위궤양·위암을 의심할 수 있다. 위 점막에 상처가 나는 위궤양이나, 위암이 있으면 소화 등 위의 다양한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다. 소화능력이 떨어질수록 위 속에 음식물이 오랫동안 머무르고, 부패되기도 한다. 이때 트림하면 음식물 썩은 심한 냄새가 난다. 위궤양은 점막을 보호하고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위암은 절제가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