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韓食은 건강식?…한식 속 나트륨이 건강 망친다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10/08 15:17
한식 속 나트륨 함량
흔히 잘 차려진 한 끼 밥상은 건강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이 사실은 건강을 망치는 주범일 수 있다.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앓는다는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 바로 한식 때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고혈압 90%는 ‘짜게 먹는’ 생활습관 탓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과 콩팥병이나 갑상선장애 등 질환으로 인해 생긴 '이차성'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고혈압 환자 10명 중 9명은 본태성 고혈압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잘못된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비만하면 혈액 속 인슐린 농도가 증가하는데, 이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심장박동을 높여 혈압을 높인다.
짠 음식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높이는데, 몸은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액량을 늘리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 벽이 손상돼 각종 문제가 생긴다. 뇌·심장 등 주요 기관으로 가는 혈관이 다치면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허혈성 심장질환의 21%·뇌혈관질환의 35%는 고혈압이 원인이었다.
◇한끼만으로 하루치 나트륨 권장량 훌쩍
문제는 한식 대부분이 지나치게 짜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밥을 주식으로 국이나 찌개를 거의 매끼니 먹는 식습관 때문으로 보인다. 흔히 먹는 한식에는 1인분을 기준으로 된장찌개 2021mg, 김치찌개 1962mg, 비빔밥 1337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반찬까지 더하면 한 끼에 1일 나트륨 섭취권장량을 훌쩍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이 나트륨을 주로 섭취하는 음식군은 국·찌개·면류가 34%로 가장 많고, 이어 부식류 29%, 김치류 23% 등의 순이다.
그 결과,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짜게 먹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국가별 나트륨 섭취량을 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이 하루 평균 4583mg, 일본 4280mg, 영국 3440mg, 미국 3436mg 등이다.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mg다.
노인들은 더 짜게 먹는다. 나이가 들면서 맛을 느끼는 미뢰세포가 줄어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이 나트륨은 1일 권장량(2000mg)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혈관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위험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크다.
◇나트륨 섭취량 반으로 줄이는 5가지 방법
나트륨을 적게 먹으려면 조리 시 소금을 적게 넣는 게 우선이다. 외식을 하더라도 몇 가지 방법을 지키면 나트륨 섭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 국·찌개·탕은 건더기만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느껴지는 소금의 농도는 국 100g당 1g이다. 심심하게 끓인 국이라도 100g 당 0.8g 정도의 소금이 들어 있으므로 국물을 전부 섭취한다면 실제 염분 섭취량은 많아진다는 의미다. 국을 되도록 싱겁게 끓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국물을 최대한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되도록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권장된다.
2. 밥도둑은 건강도둑이기도 하다
흔히 ‘밥도둑’이라고 알려진 김치류, 장아찌류, 젓갈류를 피해야 한다. 이를 주 반찬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가급적 섭취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생선, 콩류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3. 식탁에서 간장종지를 없애라
생선구이나 만두를 먹을 때 굳이 간장을 찍어먹을 필요가 없다. 이미 소금으로 간이 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빔밥에 넣는 고추장 양념 등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대신 고추장에 과일 등을 갈아 넣어 양념의 부피를 크게 하면 실제로 고추장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치킨이나 돈까스 등에 곁들여 나오는 소스 등도 가급적 이용하지 않도록 한다.
4.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라
나트륨은 소금뿐 아니라 베이킹파우더, 소다, 가공유지류에도 들어 있다. 빵이나 과자, 햄, 피자, 햄버거, 마가린, 가염버터 등의 섭취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5. 짠맛 대신 다른 맛을 혀에 교육시켜라
짠맛에는 중독성이 있다. 갈수록 더 짠맛을 찾게 된다. 처음부터 짠맛에 길들여지는 대신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 파, 마늘, 생강, 양파, 후추, 고춧가루, 겨자, 발사믹식초, 카레가루 등을 양념으로 이용해보자. 식초, 레몬, 설탕 등으로 새로운 맛을 낼 수도 있다. 짠맛 대신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기름, 콩기름 등으로 고소한 맛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