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소화불량·설사 동시에 오는 '중복증후군' 아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7/03 09:07
예민한 위장, 장내 세균 불균형 탓
◇내장 과민, 장내 세균 등이 원인
중복증후군은 위, 장의 소화기가 예민하고 운동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기능성소화불량증이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위 안에 풍선을 삽입하고 서서히 팽창시켰더니 정상인에 비해 훨씬 낮은 압력에서 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연구가 있다.
위장관 감염 후유증도 중복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표적인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에 감염되고 1년 뒤 기능성소화불량증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13.4%로 일반인 2.6%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과민성장증후군의 유병률도 10%(일반인 0.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국내 연구가 있다.
◇눈에 보이는 증상만 완화시키면 안 돼
중복증후군은 눈에 보이는 증상만 개선하는 치료를 하면 안 된다. 기능성소화불량증 환자는 위 운동 기능이 떨어져 있고,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장 운동 기능이 과도한 상태다. 박효진 교수는 "기능성소화불량증을 치료하려고 위장 수축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썼다가 장도 수축해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심해진다"며 "증상이 여러가지인데, 각각 약을 쓰다보면 약효가 상쇄되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복증후군 원인에 따른 개인 맞춤 치료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와 장이 과민한 사람은 과민함을 낮춰주는 약을 쓰고, 장내 세균의 불균형 혹은 과증식이 원인인 사람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기능성소화불량증과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같이 갖고 있으면 위 운동은 촉진하고 반대로 장 운동은 떨어뜨리는 약제를 사용한다. 스트레스·우울·불안이 원인인 경우에는 항우울제, 통증이 주요 증상인 경우에는 통증 조절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