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피가 섞여 나와요”…혈담·혈뇨가 보내는 위험 신호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8/06/04 14:49
가래와 소변, 대변에서 피를 발견하면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라며 걱정하기 마련이다. 갑작스럽게 분비물에서 피를 발견했을 때 의심해야 할 질병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담’
기관지확장증, 폐결핵, 폐암을 의심할 수 있다. 목이 건조해 약간의 피가 일시적으로 섞여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혈담은 호흡기 질환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혈담은 암의 특징은 아니지만 폐암의 조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식은땀, 식욕부진, 급격한 체중감소, 오랜 미열 등을 동반한다면 폐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가래에서 혈전(피떡)이 관찰된다면 폐혈전의 가능성도 있다. 폐혈전은 혈전이 폐의 혈관을 막아 생기는 질환이다. 작은 혈전으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큰 혈전이 생기면 흉통, 호흡곤란 증상도 나타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혈뇨는 흔히 방광이나 콩팥 질환으로 생긴다. 그런데 극심한 운동도 혈뇨를 발생시킬 수 있다. 과격한 운동으로 근육 세포가 손상되거나 괴사하면 근육 속 '미오글로빈'이 혈액에 녹아든다. 혈액 속 미오글로빈은 콩팥의 세뇨관을 괴사시키고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킨다. 이때 혈액이 밖으로 함께 배출된다. 과격한 운동 후 혈뇨를 봤다면 운동을 우선 중단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그 외에 혈뇨가 발견되면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전문의에게 확실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눈으로 봤을 때 소변이 붉은색을 띠지 않아도 정밀 검사를 하면 혈뇨인 경우가 있어, 단순히 소변 색으로 혈뇨를 판단하면 안 된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
혈변은 소화기관의 건강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다. 일반적으로 선홍빛 혈변을 보면 치핵이나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 혈변은 상부 위장관(식도, 위, 십이지장 등)에 출혈이 있다는 신호다. 대변이 직장·항문을 향해 내려오면서 그 속의 혈액이 산소와 만나 산화돼 흑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40대 미만의 혈변은 치핵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