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한미약품의 혁신 신약 ‘올리타’가 개발 중단되면서 국산 신약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신약 28·29호인 ‘베시보’와 ‘인보사’가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일동제약의 첫 신약인 베시보는 만성 B형간염 치료제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1분기 베시보의 원외처방액은 2704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665만원에 비해 300% 이상 증가했다. 전체 처방액수는 크지 않지만, 시장에 연착륙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른바 빅5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아산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의 약사위원회를 모두 통과했으며, 주요 종합병원에도 무난하게 상륙하는 모습이다.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BMS의 ‘바라크루드’와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양분하고 있다. 베시보는 바라크루드 및 비리어드와의 무작위·이중맹검 비교 임상시험에서 대등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부작용은 줄었다. 특히 B형간염 치료에서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간 투여 시 내성 발생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베시보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1정당 3403원으로, 병용하는 약인 엘-카르니틴 제제에도 최근 보험 급여가 적용돼 1정당 보험약가는 111원 수준이다. 비리어드보다 25% 저렴하다.
걸림돌이 없진 않다. B형간염은 질병 특성상 치료 중간에 약을 바꾸기 어려운 편이다. 이와 관련해 일동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효능 및 안전성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느리지만 꾸준하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도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국산 신약 29호인 인보사케이는 무릎 관절에 1회 주사해 통증 및 무릎 관절 기능 개선을 돕는 유전자치료제다. 최근 공개된 코오롱생명과학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보사케이의 국내 매출은 1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출시 후 8억2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75% 성장한 셈이다.
아쉬운 점은 영업이익이다. 35억4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처방 의료기관이 점차 늘고 있다며 곧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업설명회에서 “인보사케이 처방 의료기관이 늘면서 5월 1000건, 올해 안에는 40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까지 집계된 처방건수는 830건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경증환자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총 17개 기관에서 146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결과는 2020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 270만 명 가운데 180만 명 이상이 인보사케이를 처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