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식도 문제인데 어깨가, 심장 문제인데 팔이 아픈 '연관통'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5/10 08:00
신경 한 줄기에 여러 조직 연결된 탓
우리 몸에는 복잡한 신경망이 깔려 있다. 한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감각신경(자극을 감지하는 신경)이 신체 여러 부위에 분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실제 병이 생긴 부위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연관통'이라고 한다. 식도에 문제가 생겼는데 어깨가 아프고 심장에 문제가 생겼는데 팔이 아픈 식이다. 실제 의사들은 이를 진단에 활용한다. 특정 부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통증이 생기며 연관통을 의심하고 그 부위와 신경으로 이어진 다른 조직의 손상을 의심하는 것이다.
연관통은 결과적으로 뇌의 착각이 원인이다. 여러 장기와 조직이 같은 감각신경을 공유하면 뇌가 통증이 어디에서 생긴 것인지 헷갈린다. 대표적인 연관통 사례를 알아본다.
식도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목이 아픈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연관통에 의해 어깨 주변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식도를 담당하는 감각신경이 왼쪽 어깨 앞부분과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도 초기에는 왼쪽 팔 안쪽이나 왼쪽 손바닥, 새끼손가락에 통증이 생긴다. 간혹 턱까지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맹장염이 있을 때는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보다 배꼽 주위가 먼저 아프다. 이로 인해 맹장염 초기 증상을 단순 복통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 밖에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기면 배 한가운데가 아프기보다 척추 바로 왼편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췌장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겼을 때도 오른쪽 날개뼈 아래와 허리 중간 부분이 아프다. 실제 적지 않은 췌장암 환자들이 암 진단 전에 허리 통증을 자주 앓았다고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