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의 신체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측만증이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변형으로 인해 척추뼈가 C자형 또는 S자형으로 10도 이상 틀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10세 전후 성장기부터 서서히 진행돼 사춘기에 악화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5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받은 11만3000명 중 10대가 44.4%(5만848명)를 차지했고, 대부분 성장기인 중고등학생(13~16세)이었다.
척추측만증은 초기에 바로잡지 않으면 점차 증상이 악화되면서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엄국현 원장은 "보통 8세를 넘으면 골격이 어느 정도 완성돼 이 시기를 전후로 아이가 바른 사제를 유지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넣어 척추의 만곡을 유지하면서 목을 세우고 가슴을 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걷거나 앉을 때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목과 어깨에 쌓이는 피로를 없애주고, 척추·관절을 비롯한 모든 관절에 힘을 골고루 분산시켜 성장판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척추측만증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 어깨선이 수평을 이루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엄 원장은 "정면에서 바라본 아이의 어깨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가방을 멘 아이의 가방끈 길이가 다르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방 밑창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척추가 틀어지면 골반도 틀어지는데, 이로 인해 양발에 가해지는 힘이 달라지면서 양쪽 신발 밑창이 닳는 정도가 차이 난다.
한편 어린이가 넘어졌을 때 뼈가 부러졌다면 성장판이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해보는 게 중요하다. 넘어질 때 충격이 잘 가해지는 손목, 무릎, 팔꿈치에 성장판이 있다. 넘어지며 뼈가 부러지면 성장판을 다치면 다리가 짧아지거나 뼈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엄 원장은 "부드러운 연골조직인 성장판은 엑스레인 검사로 손상 여부를 바로 확인하기 힘들다"며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판 손상은 4~12세에 잘 겪는 성장통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구별해야 한다. 성장통은 허벅지나 정강이, 팔, 엉덩이 등에 통증이 생기는데 밤에 시작됐다가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한 날에도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뼈를 둘러싼 골막이 늘어나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성장통의 경우 관절에 직접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해당 부위 전체에 통증이 느껴진다.
성장판을 다치면 관절 부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한쪽으로 휘어진다. 부모는 응급처치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넘어지고 난 후 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붓는다면 얼음찜질을 하고 부목 등으로 부상 부위를 고정시킨 후 병원을 찾는다. 아이가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다친 곳과 주변이 검붉게 혹은 보라빛으로 변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