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취미로 밴드 활동을 하는 이모(57)씨는 지난 2016년에 정기검진에서 양쪽 귀에 경중도 소음성난청을 진단받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명까지 생겼다. 최근에는 음악을 들을 때 답답하게 들리거나 음감이 둔해져 밴드 활동을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회사에서는 업무 관련 대화를 자꾸 놓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감까지 생겼다. 이씨는 결국 보청기를 착용해보려고 병원을 찾았는데, 간단한 검사만으로 손쉽게 보청기를 권해 믿음이 안 갔다. 급한 마음에 저가의 보청기를 구매해 착용해 봤지만 효과가 없고 난청 증상도 악화돼 결국 보청기 착용을 포기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면밀한 검사를 받은 후 이씨에게 적합한 보청기를 처방받아 사용 중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잘 듣기 위해 집중을 해야 하고, 말을 놓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많이 예민했다”며 “보청기 착용을 시작한 지 1년이 된 요즘은 스트레스가 줄면서 여유가 생기고, 부인과 함께 음악을 즐기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도 늘었다"고 말했다.
◇어려지는 난청 연령, 50대 3명 중 1명꼴
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실버층에 진입하면서 난청의 연령대가 어려지고 있다. 청신경의 노화와 함께 도시의 다양한 소음에 노출되면서 난청이 잘 생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고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난청 비율이 국내 40대는 10.2%, 50대는 28%였다. 아직도 일을 하고 사회생활이 왕성한 50대 10명 중 3명이 난청이 있는 셈이다. 소음이나 노화로 인한 난청은 정상 청력으로의 회복이 불가능해 조기에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를 껴야 난청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청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청각클리닉 김성근원장은 “난청이 발견이 되어도 본인이 불편함을 못 느끼거나 보청기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경험담으로 조기 착용 시기를 놓치곤 한다"며 "결국 난청이 심해진 후 보청기를 찾는데, 이때는 이미 보청기를 껴도 효과가 낮거나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정기 검진에서 난청 진단을 받았어도 미루고 미루다 중추청각까지 난청이 진행되어 오는 사례도 많으며, 그 결과 말소리에 대한 중추청각의 처리과정에 장애가 오게 되면 주변소음과 듣고자하는 말소리를 분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간다' '잔다' '찬다' '판다'와 같은 비슷한 말소리가 명확히 구분이 어렵고, 소음 속에서 대화에 불편함이 생기고, 되묻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TV 음량을 크게 설정해 듣는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같은 난청이라도 필요한 검사 달라, 맞춤형 진단 필요
청각을 담당하는 속귀는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로 돼 있다. 이런 속귀의 역할을 도와주는 것이 보청기이다. 보청기는 단순한 청력 검사만으로는 난청의 종류와 원인, 보청기 효과 등을 파악할 수 없다. 같은 정도의 난청이라도 개인별 청각기능과 난청의 특성,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모두 다르고 남아있는 중추청각기능의 정도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올바른 보청기착용을 위해서는 청각의 주관적, 객관적 검사와 중추청각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소음하 문장재인지도검사와 같은 몇 가지 전문화된 검사들이 반드시 필요하며, 착용 후에도 보청기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검사가 필요하다. 실제 보청기의 잘못된 처방으로 울림을 호소하거나 하울링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 소리 적응 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보청기효과로 보청기 착용에 실패하여 보청기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이용한 청각회복은 보청기 맞춤으로 시작되는데 보청기 맞춤은 보청기의 조절기능을 통해 최상의 음질을 얻고, 개인의 난청의 특성에 따라 설계된 개인 맞춤형의 청각회복치료 전 과정에 걸쳐 제공되는 전문적인 치료 서비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김성근 원장은 “‘아직 잘 들리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이 걱정 돼서’와 같은 이유로 난청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조기에 올바른 난청진단과 보청기 착용을 통하여 타인과의 소통에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