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불 같은 성격일까, 분노조절장애일까… '자가진단' 필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4/18 08:00
화 너무 참는 성격도 고위험군
최근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35)가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업체 광고팀장에게 심하게 소리 지른 사건이 화두에 올랐다. 여기에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에게 물을 뿌렸다는 진술까지 나오면서 경찰은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 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 분노조절장애는 화를 쉽게 참지 못하고 드러내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간헐성 폭발장애'라는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본다. 간헐성 폭발장애 고위험군은 상습적으로 화를 내거나, 반대로 화를 너무 참는 사람들이다.
◇일주일 2번 이상 폭언하면 의심해봐야
일주일에 2번 이상, 3개월 넘게 폭언을 하거나 1년에 3번 이상 폭력을 쓰면 간헐성 폭발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뇌의 편도체와 전전두엽 사이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편도체가 감정을 느끼면 전전두엽이 그 감정을 조절, 통제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전두엽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게 원인이다. 또한 겉으로 화를 내지 않아도 편도체는 화나는 감정을 모두 느낀다. 이로 인해 받아들인 감정이 전전두엽이 제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을 정도로 쌓이면 결국 폭발할 수 있다. 자신이 단순히 짜증이 많은 성격인지,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 간헐성 폭발장애인지 확인하려면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표 참고>. 병원에서 간헐성 폭발장애를 치료할 때는 감정기복이나 충동을 조절해주는 약물 치료와 감정조절을 훈련하는 치료를 한다. 감정조절 훈련은 면담을 통해 자신의 분노를 알아차리고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평소 화 잠재우는 법 실천하는 게 중요
간헐성 폭발장애 완화를 위해서는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평소 자신의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화가 날 때 숫자부터 세는 것이다. 숫자를 셀 때는 이성에 관여하는 '좌뇌'를 쓰기 때문에 감정에 관여하는 '우뇌'의 작용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 상대방 넥타이에 그려진 무늬나 주변에 놓여진 펜 개수 등을 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화가 나게 하는 대상을 보지 않는 것도 좋다. 아무리 강한 분노도 15분 이상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화나게 하는 대상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게 효과적이다. '화내지 말자'는 문구를 잘 보이는 곳에 써놓는 것도 좋다. 휴대전화 화면이나 책상 위 등에 문구를 써놓으면 화내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그 사이에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하면 화를 덜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