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산제 시장을 이끌던 ‘개비스콘’의 실적이 5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비스콘을 판매하는 RB코리아(옥시레킷벤키저)는 문제의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던 회사이기도 하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개비스콘의 실적은 전년 대비 23% 하락한 38억원을 기록했다. 기간을 최근 4년으로 넓히면 낙차폭은 더욱 크다. 개비스콘은 2013년 11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4년 새 66%나 감소했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한 것은 2015년부터다. 전년 대비 22% 줄어든 8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억원대 미만으로 추락했다. 이후로도 매출 하락은 계속됐다. 2016년 49억원으로 38.3%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8억원으로 23.3% 하락했다.
개비스콘의 이러한 추락은 가습기살균제 파동 이후의 모습이다. 시민단체의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RB코리아 측은 모든 대중광고를 중단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영업사원 및 PM 등의 인력이 잇달아 이탈했다.
RB코리아의 또 다른 일반의약품인 스트렙실(인후염치료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3년 62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스트렙실은 2015년 이후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36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제산제 시장과 인후염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던 개비스콘과 스트렙실의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국내사들의 제품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보령제약의 겔포스엠, 유한양행의 윌로겔, 영진약품의 바로스콘 등이 제산제 시장에서 개비스콘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인후염치료제 시장에서도 보령제약 용각산이 1위를 탈환했으며, 사노피 뮤코펙트, 현대약품 리나치올, 경남제약 미놀에프 등이 반사이익을 거뒀다.